고향 그리워

합창수업

by 수필천편

오늘은 합창 수업이 있는 날이다. 매주 수요일에 다녀온다.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목청껏 불러 본다. 용감하게 제일 앞자리에 앉는다. 뒤에 앉으면 선생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까 해서다. 그런데 그 수업에 참여하는 남자분들은 다들 뒤에 앉는다. 나하고는 생각이 다른가보다. 앞에서 노래 부를 때 내가 무언가 잘 못 부른 부분이 튀어나오면 어김없이 선생님의 눈초리가 나를 찌른다. 그것도 웃으면서 말이다. 흠칫하며 목소리를 가다듬어보고 되도록이면 부드럽게 부른다. 앞과 바로 뒤에서 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섞이니 그래도 좀 잘 부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혼자씩 부르게 하지 않아 참 다행이다. 하지만 눈초리는 날카로워진다. 몇 번이나 나를 바라봤다. 웃는 것도 같고 찡그리는 것도 같다. 말 그대로 노래는 잼병이라 어쩔 도리 없이 생목을 자랑해 버렸다. 뭐,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다른 사람들은 다들 노래를 좋아하는 것 같다. 뒤통수에 눈이 달린 것은 아닌데, 뒷사람의 표정이 노래 목소리만 들어도 확연하게 보이는 듯하다. 이 노래를 부르다 보니 고향 생각이 난다. 오래전에 떠난 고향이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몸이 불편하셨던 아버님과, 형수님, 그리고 큰 형님이 오래된 세월인데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제는 고향을 떠나와 타지에 정착해서 삶을 꾸리고 있다. 말 그대로 제2의 고향이다. 이곳저곳이 다 익숙하니 고향이나 다름없다. 어디든 간에 사는 곳이 고향이다. 고향 노래를 부르다 보니 오랜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지금의 모습이 갑자기 생경하다. 오래된 나의 모습은 어땠을까. 몸집이 작고 가냘픈 어머님과 듬직한 아버님의 얼굴이 아직도 떠오른다. 지금은 아버님과 어머님이 하늘나라에서 웃으시며 나를 지켜보실 것 같다. 고향은 타향이 되었고, 타향은 이제 내 고향이 되었다. 그럼에도 어떤 순간에는 사람들이 낯설게 보일 때가 있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내게 일상의 중요한 일이 되었다. 혼자서 조용한 시간을 즐기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중요한 활동이다. 더불어 살아간다는 말도 있다. 친한 정도의 두께는 다르더라도 보면 웃고, 오랜만에 만나면 즐거우니 사람과의 관계가 참 중요하다. 그래서 '더불어 산다'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달력이 어느 사이에 11월이 되어버리고, 바깥 활동이 마무리될 때면 겨울이다. 곰처럼 동면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움직일 일이 조금씩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춥다 하더라도 바깥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싶다. 내 마음대로 되면 좋겠지만 말이다. 이제 한 주의 중간이다. 남은 날도 오늘 보다 더 즐겁게, 활기차게 살아갈 것이다.



깊어 가는 가을밤에 고향 그리워

밝은 하늘 쳐다보니 눈물 납니다

기억나지 않는 노래를 기억나는 부분만 흥얼거린다. 하루 종일 입에 붙어 흥얼거린다.

달까지 둥실 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