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하루
오늘 아침 글쓰기 수업이 9시인지 10인지 혼란스럽지만 10 시인 것 같다. 산에 갈 겨를도 없이 아침 일찍 헬스운동부터 간다. 사람이 없을 것 같았는데 두 사람 있다. 텅 빈 것보다 낫다 싶었다. 사람도 그다지 없으니 한가한 기분으로 하나씩 운동 기구 사용하여 운동을 한다. 산길을 걷지도 못했기에 러닝머신 쪽에서 10분 빨리 걸어본다. 산길 대용 운동이다. 그리고는 평소에 했던 헬스기구는 뒤로하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다른 기구들도 많다. 그것들도 하나씩 운동법을 익히고 있다. 상체와 하체 운동기구들도 있다. 늘 하던 기구들도 하지만, 새로운 기구들을 사용하여 운동하니 평소에 자극받지 않는 부위가 땅긴다. 제법 근육운동이 되는 기분이다. 사람도 거의 없으니 운동 기구 기다릴 필요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운동을 계속하다 보니 평생학습관 글쓰기 수업에 갈 시간이 되어간다. 집으로 돌아간다. 글쓰기 수업에 필요한 자료들 챙겨 들고 길을 나선다. 약간 빠른 슬로 조깅으로 평생학습관을 향해 간다. 중간에 뛰다가 두세 번은 쉰 것 같다. 그래도 꾸준히 뛰었기에 만족했다. 평생학습관 2층 글쓰기 수업교실이다. 늘 그런 것처럼 제일 앞줄 가운데 줄에 앉는다. 평소, 같이 앉던 나이 드신 분이 안 오셨다. 혼자 앉은 셈이다. 가르치는 선생님이 코믹한 표정으로 수업내용을 설명한다.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수업 내용이 희미하다.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한 개요를 지난주에 설명하고, 오늘부터는 하나씩 설명하는 일이다. 세 시간짜리 수업이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대부분 나이 든 분들이다. 육십이 넘은 나이들이 대부분이고 젊어봐야 오십 대 중반이다. 제일 앞에 앉다 보니 그것도 중앙에서 말이다. 선생님의 눈이 나를 볼 때가 많다. 질문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 수업하기 전에 다른 스케줄로 수업을 다 못하고 중간에 나가겠다고 미리 이야기를 해두었다. 오늘 같은 날은 특이한 날이기에 어쩔 수 없다 싶다. 중간 정도에 잠깐 휴식을 갖는다는 말에 벌떡 일어섰다. 주섬주섬 물건들을 가방에 챙겨 넣는다. 꾸벅 인사하고 중간에 나가서 죄송하다고 말하니 선생님은 알고 있다는 듯 웃는다. 가방을 들고 짐을 챙기고 뒤도 안 돌아보고 나선다. 다른 사람들이 궁금해하든 말든 상관없다. 건물을 나서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나서는 바로 조깅모드다. 뛰는 곳이 완만한 오르막이 많다. 다행히도 그리 사람의 통행이 많지 않아 뛰는 데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중간에 두세 번 쉰 것 같다. 숨이 차올라서다. 그래도 계속해서 뛰어 숨을 조절하면서 뛰다 보니 어느덧 동사무소까지 이르렀고, 거기에서 방향을 꺾어 부동산일 하는 회원 사무실로 계속 뛴다. 그리고는 멈춘다. 전화를 미리 해서인지 부동산 회원도 밖에 기다리고 있다가 바로 차를 타고 출발한다. 오고 가는 것은 회원이 도맡아 한다. 내게는 이동 수단이 없어서다. 굳이 혼자 가려면 택시를 타고 가야 할 것이다. 어차피 가는 것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아서다. 물론 실제 운전하는 사람은 귀찮을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사람은 아니다. 그래서 나도 편하게 동승을 부탁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도착했고, 점심을 먹었다. 식사가 맛은 있었다. 그리고는 밖으로 나와 휴식공간이 있는 곳에서 한 명씩 시낭송을 했다. 나는 '의자가 많아서 걸린다' 김수영의 시를 낭송했다. 오랜만에 해본 시였기에 감정이 잘 조절이 되지 않았다. 너무 무덤덤했기도 하고, 감상이 제대로 차오르지 않았다. 한마디로 실패작이다. 그리고 다시 이주 조금 못 되는 날에 시낭송 대회가 있다. 불쑥 그 대회에는 미리 참석을 해놓았기에 그 대회를 나가야 한다. 며칠 남지 않는 시간이지만 꼼꼼히 다시 시를 차분하게 외워야 할 시간이 있다. 시를 다시 바꾸기에도 민망하기에 그냥 계획대로 움직일 생각이다. 김기택 시인의 '소'도 괜찮은 시인데 좀 짧은 느낌이 들어 이 시로 선택했다. 그러니 좀 더 낭송 연습을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산에 가는 시간들도 있으니 충분히 되지 않을까 싶다. 잘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무난하게 낭송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어떤 상을 받든 못 받든 간에 그런 것은 상관없다. 시낭송하는 데에 무리하지만 않으면 된다. 그저 호흡 제대로 하며 목소리 낭송이 잘 되게끔 하자 싶다. 상은 차치하고서라도 실수를 하지 않고 싶다. '의자가 많아서 걸린다'를 계속해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외우면서 차분한 낭송을 계속해볼 도리밖에 없다. 올해의 마지막 시낭송 대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기에, 이 대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마음 가득하다. 밤이 점점 더 깊어진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