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일 뿐이야
야 새끼야. 쫄지마. 뭘 그렇게 두려워하냐.
두려워 할 수 있지.
몸으로 느껴진다. 음. 뭐랄까. 조금씩 엄습해오는 불안 같은 것이었다. 몸에 새겨진 기억. 심장이 쪼이고, 눈알은 돌아가고, 어떤 말들은 창이 되어 날라와 푹-. 푹-. 푹-.
반응하는 것. 어떤 것에 반응을 한다. 자극은 들어오고, 마음은 발동되고, 몸은 감각한다.
여기까지는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것.
그러나 반응하는 것은? 반응하는 것은 의지. 나는 안에 들어온 모든 자극에 일일히 반응을 하고 있다.
두려움.
두려움.
두려움.
아, 나는 두려움이 있구나.
무언가가 무섭다.
공포스럽다.
뭐였지?
아?
그건가.
순간을 존재하는 인간.
그런데 희한하게 과거와 엮인다.
과거와 섞인다. 지금도 내 머릿 속으로는 자극이 되고, 마음은 발동되고, 몸은 감각한다.
지금 이 순간도. 이 순간도.
과거와 엮인. 어떤 실로 연결된.
거의 매순간이 데자뷰.
의심이 시작. 스스로가 의심스러워.
그래도 반응하기 전에, 알아차림을 위해서 글을 쓴다.
두려움.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숨 쉬어.
친구야. 너의 세상은 어떤 감각으로 돌아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