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아가는 30개의 길

1. 아침 - 나를 깨우는 행복

by 헤이오

① 햇살이 내 이름을 부를 때

커튼 사이로 흐르는 아침 햇살의 줄기가 나의 얼굴을 간지럽힌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피해 보지만, 결국 그 보드라운 간지러움에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켜 거대한 기지개를 켜본다.

언제나 마주치는 아침의 창밖 풍경은 어딘가로 분주히 움직이는 차량의 행렬과 바쁜 걸음으로 어딘가를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낙엽이 휘날리는 가을 길을 모두, 하루를 위해, 각자를 위해, 함께하는 이들을 위해 재촉하여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지만, 나는 아직도 어제의, 과거의, 지난 삶 속에서의 모습 속에서 겪은 오류 속을 뒤적거리며 불확실한 나의 오늘에 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무엇이, 언제부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수정하고 밝은 미래를 위한 삶은 가능할지에 대한 고뇌와 번민의 늪에 갇혀 허우적대며 얼굴에 그러한 생각들을 하나씩 새기며 마치 쭈굴한 늙은 호박의 모습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그때 문득 가을날의 찬연한 햇살이 내 귓가에 속삭이듯 말을 건넨다.

“괜찮아, 다시 시작해도 돼!”

“오늘이 새로운 너의 미래를 위한 그 첫날 하루가 될 거야!”

반짝이는 햇살의 따스한 속삭임 속에 나는 작은 위로를 얻는다.

나의 어깨를 두드려 주는 것도 아니고, 힘든 나를 포근하게 꼬옥 안아주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힘겹게 주저앉아 있는 내게 손을 내밀어 잡아당기고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것도 아니다. 단지 내 품을 파고들어 따스하게 내 온몸을 감싸주는 한 줄기 햇살에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과 살아갈 많은 날에 대한 작은 기대와 희망을 가지며 나는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가을날 아침 커텐틈 사이로 들어오는 한 줄기 햇살의 따스한 모습을 통해......


행복은 꼭 누군가의 선물로만 오는 것은 결코 아닌 듯하다. 그 시작이 어디이고, 끝이 어디인지도 알 수 없다. 행복은 어떻게 어디서 왔다가, 어떻게 어디로 사라지는지 조차 알 수 없고 가늠할 수도 없다. 하지만, 처음 다가오는 나의 행복은 어쩌면 ‘존재의 확인’으로부터 시작하고 지속되며 항상 나는 아니라고 하지만 내 곁 가까운 곳에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바쁜 일상 속에서 과거 나의 오류 속에서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기 위해 헤매이고 다닐 때, 또 그 오류를 바로 잡고자 분주히 절망과 좌절을 오가며 쫓기듯 불행 속에 갇혀 허우적거릴 때, 차마 지금 내가 삶을 위해 숨 쉬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인지하지 못하고 시간 시간을 떠돌고 있을 때, 달리기도 부족한 시간에 뒤에 떨어뜨려 놓고 온 그 무엇에 대한 미련에 휩싸여 어둠 속의 긴 터널을 맹목적으로 달리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하지만 가을날 아침 나를 포근히 감싸주는 아침햇살의 따스함과 찬란함 속에 문득 “아! 내가 살아 있구나, 여기 있구나!”라는 깨달음과 적어도 세상에는 나를 위하고 안아줄 그 무엇의 존재에 대한 무한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 햇살은 아무런 대가 없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넓은 세상의 아주 미약한 나에게까지 따스하게 손을 내밀고 은밀히 내게 와 속삭이며 나의 이름을 불러준다. 마치 이 넓은 세상에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려는 듯, 나의 창가에 매일 아침 찾아와 내 앞에 앉고, 나를 감싸고, 따스한 온기를 전해 준다.

모처럼 그 햇살에 나도 따스한 미소를 보낸다. 감사의 마음을 더해......


행복은 그런 것 같다. 거창한 이유가 있어 행복한 것도 아니고, 특별한 사건이 나에게 행복이라는 복잡하고 추상적인 위로를 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저 ‘나의 존재를 느끼는 순간’, 세상에 내가 숨 쉬고, 심장이 뛰고, 뜨거운 피가 흐르는 존재임을 느낄 때, 오늘 눈을 뜨고 나를 찾는 그 무엇인가가 주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단순하고 인지 가능한 ‘행복’이 나에게 피어오르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나를 깨워주는 햇살이, 출근길에 우연히 골목에서 마주친 고양이의 야옹거리는 소리에서, 대중교통 속에서 마주치는 많은 이들의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라는 그들과 나눈 짧은 대화 속에서도 나는 세상에 미약하지만 내가 존재함을 느끼고 타자들도 나를 감지하며 살아감을 느끼게 된다. ‘나의 존재 확인!’거기서 부터 인간의 행복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오늘도 햇살이 내 창가를 찾아왔다. 그리고 살아 있는 나의 존재를 확인시킨다.

햇살의 따뜻한 손길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오늘도 와 줘서 고마워!”

“내가 살아 있음을 알려줘서 고마워!”

이로 하루가 조금 더 다정해지고 만족스러워질 것 같다.

내 삶이 조금은 더 풍요로워짐을 느낀다.

☀ 한 줄 여운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나를 깨우는 한 줄기 햇살처럼,

오늘도 내 이름을 다정히 부르고 있다.

� 오늘의 명언

“행복은 우리가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는 것이다.”

— 알베르 카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