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데스커 X 누틸드
* 데스커 라운지의 9월 워크 투게더 프로그램 <내 삶의 CEO로 사는 법> 이라는 데이나의 강연을 듣고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느낀 개인적인 회고를 담은 글입니다.
조직문화 분야로 취업을 준비하며 가장 염두에 두었던 건 '나답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선택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데스커라운지의 워크 투게더 프로그램 <내 삶의 CEO로 사는 법>이 더욱 나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아가 좀 더 조직적인 차원에서 개인의 자기다움과 팀의 우리다움의 조화를 어떻게 가져갈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흥미롭게 느껴졌다.
연사로는 내가 이전에 협업했던 누틸드의 캡틴 데이나가 함께 했다. 사실 데이나는 이전에 같이 협업하는 동안에도 지금 준비하고 있는 나의 커리어에 여러 조언과 도움을 주었었기 때문에 이번 프로그램이 더욱 기대되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미리 고백하자면, 이번 강연을 통해 스스로 많이 반성한 포인트가 있었다. 밖으로 말하기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그래도 이 과정을 혼자 묵히지 않고 공유하고자 한다. 일이든 공부든 혼자만 하다 보면 동기부여나 지속력이 떨어지는 편이라 글을 통해 남기고 선언함으로써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세팅하는 의미도 있고, 나와 같이 취업 또는 이직 준비를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초반에 가졌던 나의 기준과 가치들이 현실적인 것들과 부딪히며 점점 흐려져 가고 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강연 중 가장 뇌리에 깊게 박힌 장표가 하나 있다.
자꾸 남이 해놓은 것으로 자신을 설득시키지 마세요.
순간 이리 재고 저리 재는 내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왠지 모르게 요즘 진척이 없고 막히는 듯해 이런 내가 참 답답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말을 들으니 내 모습이 객관적으로 인지되기 시작했다. 분명 내 기준을 세웠음에도 자꾸 남의 말과 기준에 흔들렸다.
강연이 끝난 후 QnA 시간에 이런 어려움에 대해 데이나에게 질문했더니 “내 주변 나를 인정해 주는 5명에게 추천을 부탁해 보세요”라는 답변을 주었다.
‘다른 사람에게 나를 추천해 달라는 얘길 어떻게 하지? 민망한 걸.’
이런 생각도 잠시, '왜' 이런 감정이 드는지 고민했다. 강연 중에 데이나가 '셀프 5 Whys'에 대해 소개해준 것을 바로 적용해 본 건데 방법은 간단하다. 나의 생각이나 감정, 행동에 대해 왜 그랬는지 꼬리에 꼬리를 물어 5번 묻고 답해 본다.
왜 5번씩이나 반복하라고 하는 걸까? 반복적인 질문과 대답을 통해 '진짜 나만의 이유'를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행동과 결정에 '그냥'이 아닌 나만의 이유를 만들어 내고 삶을 주체적으로 그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스스로에 대해 느끼는 괴리감 같은 것이 있었는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정의하는 대로 나를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앞으로 이 방법을 통해 그 갭을 줄여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나의 추천을 부탁하는 것에 대한 민망함’으로 돌아와 why를 고민해 본 결과, 나에 대한 이해와 고민을 한다고 했지만 그것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5 WHY 방법의 예시]
다른 사람에게 나를 추천해 달라는 부탁이 민망하다고 느꼈다.
❓왜 민망하다고 느꼈을까? 내가 그럴 만한 사람인지 확신이 생기지 않았다.
❓왜 확신이 없을까? 내 강점에 대해 뚜렷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왜 그걸 잘 모르고 있을까?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겉핥기식으로만 해온 것 같다.
❓왜 제대로 하지 못했을까? ‘이렇게 해봐야겠다’는 큰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다. 방향이 잡히지 않았다.
❓왜 방향이 잘 잡히지 않았을까? 큰 그림을 그리는 나만의 방법이 충분히 정립되지 않았다.
여기까지 오자 내가 해야 할 게 무엇인지 조금씩 선명해지는 느낌이었다. 큰 그림을 그리는 나만의 방법 또한 조금씩 잡혀가는 느낌이었다. ‘내가 이입하기 쉬운 상황을 상상하고 그 상황에서 내가 할 행동을 생각해 보는 것’이 그 시작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내가 이입하기 쉬운 상황을 상상해 보았다. 내가 만약 ‘김춘식’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추천을 부탁받았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이렇게 질문을 던지니 내가 할 일이 명확히 보였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춘식이라고 이런 이런 사람 있는데 어때?” 싶은 포인트를 먼저 알아야겠네. 그래야 듣는 사람이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겠다.
✔️이어서 내가 추천하는 이유로 “춘식이 이 사람 이거 하나는 진짜 잘해”라고 말할 수 있는 강점이 뭔지 알아야 하고,
✔️이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해 “춘식이가 이런 이런 일을 했대”와 같은 레퍼런스도 언급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는 “혹시 더 알고 싶으면 얘기해 줘. 연결해 줄게.”로 마무리.
대략 이런 식으로 생각할 것 같았다. 이를 다시 보니 내 포트폴리오의 Frame work로 활용해 봐도 좋을 것 같았다.
사실 일전에도 채용 담당자가 내 포폴을 보고 더 궁금해할 만한 흐름으로 구성해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매다가 일반적인 이력서 형식으로 만들었던 적이 있다. 근데 이번 강연 이후 why에 대한 고민을 통해 이렇게 해봐야겠다는 방향이 잡힌 듯하다.
나에 대해 이해하고 방법도 찾았으니 이제 '행동'으로 옮겨야 할 차례다.
냉혹한 현실이지만 사람들은 결과만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나 자신마저도 과정이 중요하다고 애써 말하지만 취준생으로서 '어디에 취업했는지' 그 결과에 현혹되는 한낱 인간일 뿐이다.
불안과 강박장애를 연구하는 미국의 임상심리학자 마이클 투히그, 클라리사 옹은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에만 집중하다 보면 현재는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고.
현재에 집중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삶은 오직 현재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이다. 과거나 미래에 허비하는 모든 순간들은 곧 잃어버린 현재의 순간들이다.
현재에 머물기로 선택하는 능력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었나?(결과)”에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했나?(과정)”로 옮겨가는 기술이라고 한다.
이번 강연을 듣고 남들이 만든 기준과 결과에 매몰되기보다는 “내가 직장을 선택하는 이 여정이 정말 내가 원하는 방식인가?”를 꾸준히 물으며 나다운 취업을 해낼 수 있게 노력하고자 한다.
+ Thanks to 누틸드 팀!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인사이트를 나눠준 데이나와 마지막에 언급한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을 선물해 준 단, 나의 취업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해 준 헤이즐까지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