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소리 자격증을 공부하게 된 이유
Dear. 나의 독자들에게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기저귀를 갈고 씻기는 일에 집중하다가 돌이 되었다. 초보 엄마에게 주어진 새로운 과제는 바로 교육이다. 책, 교구, 문화센터 수업 등 엄마들의 정보교환은 시작되고 서로 뒤처지지 않으려는 심리적 경쟁이 시작된다. “oo네는 이거 샀데, 이 책이 요즘 대세래, 오감 활동이 중요하데, 뇌 발달 시기를 놓치면 안 된데” 나와 내 아이에게 맞는 교육은 어떤 걸까? 비싼 교구와 책이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아이의 교육과 관련된 고민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
❚엄마 적응기에서 성장기로 나아가기 : 몬테소리 자격증을 공부하게 된 이유 (취득은 2021년 12월 예정)
내가 전업주부가 되기 전까지 사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10년간 했었다.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를 만나왔기 때문에, “이런 엄마는 되지 말자, 내 아이는 이렇게 크면 좋겠다.”라는 바람과 욕심이 많았다. 그래서 더 경계했다. 내가 그런 엄마가 될까 봐. 제발, 아이를 망치는 엄마는 되지 말자.
하지만 교육이 몸에 배어있는 사람이라 교육에 소홀할 수 없었다. 아이가 11개월이 되었을 때, 지인의 추천으로 프뢰벨 토털 시스템에 가입했다. 3년 약정 프로그램으로 매달 129000원씩 자동 결제되면서 3개월마다 책과 교구를 배송받는 시스템이었다. 3년 동안 47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었다. 프로그램 등급별로 그 이상의 교육비가 들기도 한다. 센터에 남편, 아이와 직접 가서 아이가 관심을 갖는지 보고 남편과 함께 설명도 들었다. 센터 직원들은 “아이 교육에 관심을 갖고 좋은 프로그램을 아낌없이 해주는 부모”라고 칭찬해 주었다.
“그래, 나는 좋은 엄마야. 세상에 나쁜 책과 교구는 없어. 교육을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을 거야.
내 아이에게 좋은 건 다 해주고 싶어. 남편도 동의했고, 아이도 관심을 가졌잖아?
내 만족을 위한 게 아니야. 바로 이거야! ”
결과적으로 나는 실패했다. 나의 교육관에 맞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10개월 만에 100만 원 가까이 되는 위약금을 지불했고, 남편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는 치욕을 맛보았다.
아이가 21개월이 된 상황에서 믿고 있던 교육도우미의 부재에 마음이 불안했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순 없었다. “내 교육관은 뭘까? 나에게 맞고, 아이에게도 맞는 교육은 어떤 걸까? 교구는 왜 이렇게 비싼 걸까?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 일단, 내가 바로 서야 했다. 이 말, 저 말에 흔들리지 않는 소신이 필요했다.
도서관에 가서 육아서와 교육에 관한 책을 빌려와서 읽기 시작했다. 20개월에 어린이집에 보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유명한 교육법 3가지 중 프뢰벨은 몸으로 겪어봤고, 발도르프(자연주의 교육)는 나와 맞지 않았다. 몬테소리를 마지막으로 접하면서 “유레카”를 외쳤다. 몬테소리 교육법을 더 자세히 조사했다. 관련 영화도 보았다.
나는 왜 몬테소리를 이제야 알았을까? 20개월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아니, 임신 테스트기에 두 줄을 확인한 그 순간까지 돌아가고 싶었다. 그랬다면 그때 몬테소리 자격증을 땄을 텐데. 지금이라도 알아서 정말 다행이다.
결과적으로 몬테소리를 공부하면서 나의 육아는 매일 매운맛에서 가끔 매운맛으로 변해갔다. 육아도 내가 어떤 조리법을 쓰느냐에 따라 다른 맛이 난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후로 더 이상 아이를 원망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적어도 나의 힘듦을 아이 탓으로 돌리는 엄마는 되지 않을 수 있었다.
- 몬테소리와 관련된 이야기는 앞으로 이어나가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