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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이 Oct 21. 2024

2024년 8월에 시작한 글

무더위는 지나고...

날이 너무 덥다. 올해가 앞으로 있을 여름중에 가장 시원한 여름이라는데, 이 이후를 생각하면 정말이지 아찔하다. - 까지 써 놓고, 이 창을 저장 해 두었었다. 마음은 있지만, 글이 참 써지지 않는 시간들이었다.


우선은 나의 불안을 핑계로 하는 게으름 때문일 것이다. 꼭 브런치가 아니더라도, 이번 여름 나는 수기로 쓰는 일기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글도 많이 쓰지 않았다. 머리로는 생각을 많이 하더라도, 희한하게 써지지 않았달까. 불안이 얼마나 심했느냐면, 종종 가위에 눌릴 지경이었는데, 그 불안에도 원인이 있었다-는 핑계를 또 대 본다. 결론은, 게을렀다.


그러나 이제 11월이 코앞이다. 어느새 10월도 다 지나고, 이번 큰 비가 또 지나고 나면 날이 확 추워진다고 하니 계절이 바뀌는 것이 참 사람 마음 변하는 것 만큼이나 빠르다. 사실 그간 몇 번인가, 짧게 일기든 뭐든 써 보자-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역시나 게을러서 쉽지 않았다.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아트선재


그러다 오늘 이렇게 갑자기 브런치에 글을 남기는 까닭은, 오늘 탈고를 마쳤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압멜둥(Abmeldung; 전출신고)을 하고 한국으로 귀국한 것은 5월이었고, Mundliche Prüfung (Oral test; Viva; 최종 디펜스)를 하러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독일에 있었으니 4월부터 치면 꼬박 반년, 시험 이후 꼬박 100일만의 일이다.


이렇게 하기까지, 무수한 다잡기가 있었다. 매번 흔들리고 앓아댔는데, 세상에, 아무리 분갈이 몸살이 죽기 직전까지 사람을 몰아치는 몸살이라고 해도 그렇지... 6년 만에 한반도로 돌아온, 원래 한반도 태생의 내가 왜 내 나라에서 분갈이 몸살을 앓느냐 이말이야...ㅠㅠ





여하튼, 탈고를 마쳤다. 인제 교수님이 패스만 하시면 바로바로 해결이다. 이 모든 게 얼마 아름다웠던 수퍼문 덕분이었다고 믿어보려고 한다. 엄마 폰으로 그냥 찍었는데, 날은 달이 정말로 엄청 커서 크레이터가 보일 지경이었다. 엄마와 손 잡고 걸으면서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 며칠 상간에 참 많은 일이 있었고, 참 많은 일을 했다.




사실은, 어제 콧바람 쐬러 다녀와서 살짝 감기를 얻은 느낌이지만, 심하지만 않길 바라며... 

 

다음 글은 뭔가-... 일기 말고. 뭔가를 기록하는 기록이 되길 바라본다. 적어도-... 지난 여름 책은 엄청 읽었으니까. 그 읽은 책들에 대해서 만이라도 말을 할 수 있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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