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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다고 Mar 24. 2024

그림 배우기 첫걸음 - 이론부터

이론부터 Start

1. 우리는 왜 이론을 공부해야 할까?


 미술은 기본적으로 아름다움(美)을 다루는 기술입니다. 어떻게 해야 보기에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이론을 모르고 있으면, 우선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그림을 제작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다른 사람이 납득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각적 완성도가 없으면 공중에 흩어지는 스프레이 액처럼 무의미한 것이죠.

 

 이론에 바탕을 둔 그림은 튼튼합니다. 작품의 제작 과정이 효율적이며 완성도가 높아집니다. 이론 없이 개인의 감각과 느낌만으로 만들어진 그림도 좋겠지만, 숙련자가 아니라면 여러 모로 허술하기 십상입니다.

 

2. 이론이란?


 어떠한 개념이 연속되어 있는 것을 이론이라 합니다. 즉, 이론을 안다는 것은 관련된 개념들을 안다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형태에 대한 개념, 색채에 대한 개념, 구도에 대한 개념 등이겠죠.

 또한 한두 가지 개념만 알고 있는 것으로는 이론을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림은 개념들의 긴밀하고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마치 무용수가 한두 가지 동작만으로, 요리사가 한두 가지 요리만으로 세계적인 실력가가 될 수 없는 것과 같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최대한 많은 개념들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여, 잘 무장된 이론을 갖추는 것에도 실기 못지않은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이제부터 이야기할 이론들은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상식 같은 것입니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이론은 다루지 않습니다.


3. 원리(原理)를 알기 위해 노력하자


 원리란 쉽게 말해 그리고자 하는 이 사물이 어떻게 이뤄졌는가, 어떻게 하면 제대로 그릴 수 있는가를 뜻합니다. 그러므로 원리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원리들은 머나먼 옛날부터 수많은 그림의 선배들이 깊은 관찰과 표현의 경험들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죠. 꼬마 시절부터 암석을 캐고 갈고 빻아서 물감을 만들고, 새벽부터 밤까지 몸으로 부딪혀 건강을 잃고 생명까지 줄여 가며 깨달은 지식들이 모인 것입니다.


 미켈란젤로는 시스티나 천장 벽화를 그리다가 시력이 떨어지고 허리 디스크를 앓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작가들은 재료를 찾고 만드는 과정에서 중금속에 중독될 지경까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일찍 사망하기도 했죠. 훗날 의학이 충분히 발전되고 나서야 그들의 생명이 길지 못했던 이유를 어렴풋이 추측하게 되었을 정도입니다.


 당연히 이 원리들은 하루아침에 완전히 깨달을 수 없고, 혼자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러한 지식들은 책과 정보의 형태로 여러분이 얼마든지 손쉽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되어 있으니, 어찌 보면 여러분이 늦게 태어난 것이 다행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목숨과 맞바꿔 찾아낸 지식들을 편한 환경에서 배울 수 있는 여러분은 정말로 크게 복 받은 사람들이라 할 수 있겠죠.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릅니다. 여러분이 정체해 있는 동안, 누군가는 빠르게 치고 나가는 것이 세상입니다. 모두가 동일한 조건을 갖출 수는 없지만, 다행히 시간은 공평합니다. 여러분이 시간을 투자하는 것에 인색하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그림을 그려봅시다.


#소묘부터 시작해서 주 1~2회 정도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브런치북으로 진행할지 고민 중인데, 상황에 따라 개편하면 그만이니 우선 게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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