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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다고 May 07. 2024

헬스알리미

가장 효과 좋은 알람

자신과의 약속이란 어떤 기준을 스스로 정하고 이행하는 것을 위해 존재하기 마련이다. 대체로 지나치게 중요하거나 무거운 주제가 아니라 개인적이며 상대적으로 가벼운 약속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것은 대개 짧으면 며칠에서 몇 주 사이에 사그라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타인의 조력이 있을 경우에는 성공률이 상당히 향상된다. 남에게 알림으로써 자신의 행위에 일정한 감시 효과를 얻거나, 지속적인 관여를 통해 실행률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개인이 도전하는 금연, 금주나 다이어트 등 여러 분야에서 이런 행동 양식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지속적이고 끈질긴 간섭은 생활을 공유하지 않는 이상 어느 정도 헐거운 지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만큼 뭔가 삶에 변화를 갖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나의 경우는 다르다. 얼마 전부터 단지 내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해서 근육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지난 한 달 새, 일과 특성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요일 외에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주 5회 꼴로 운동하고 있다. 내게는 특별히 부탁하지 않았음에도 집요하고 반복적으로 센터 출석과 운동을 강제하는 요소가 있다. 그것은 바로 어머니다.


"운동 안 가?"

"오늘은 운동 안 해?"

"운동하고 와야지."


 열심히 작업을 하고 콘텐츠를 만들다 잠시라도 쉬고 있으면 여지없이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 그러면 나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맞은편에 있는 피트니스 센터로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분여. 그리고 한두 시간 운동하고 들어오면 당일의 숙제를 마친 기분이다.


 오늘도 낮에 어머니의 재촉과 함께 헬스를 하고 들어왔다. 힘겹게 들어 올리던 봉의 무게는 한 달 새 20킬로그램, 러닝머신의 시간은 십 분이 늘었다. 달에 2만 원을 내고 이용하는데 알차게 뽕을 뽑기로는 어지간한 퍼스널 트레이닝보다 나은 것 같다.

 

 운동을 마치고 허기를 느끼며 집에 들어오는데 어머니가 고기를 구우며 웃고 계셨다. 그 모습이 하도 재미있어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말았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내 규칙적인 운동을 이끌어주는 알람은 어머니의 애정이다. 모정의 깊이만큼 얇아지는 내 허리사이즈인 것이다.


 아마 나는 내일도 이렇게 러닝을 하고 바벨을 들어 올리겠지.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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