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강한이 아닌 다정함으로 생존, 친화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인류의 진화

by 분당주민

결국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를 직접이던 우회적으로던 까기 위한 책이 아닐까 싶다. 책 서문에 "사방천지에 안 좋은 소식뿐이다"로 시작한 문장에서 요즘 언론들의 갈등이라는 민주주의의 결함만 집중 조명하는 행태, 극우 이데올로기 추종자 집단에서 '적자생존' 통념을 선봉하며 자신들의 방식에 따르지 않으면 혐오로 대응하고 극도의 불관용으로 무지의 소산을 보여주며, 다른 이들을 비인간화하고, 권력자가 국민들을 위협받고 있다고 믿게 만들며 최악의 폭력적 분쟁을 일으키는 26.3월 오늘 이 최악의 상황에 누가 서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26년 새해 첫 책으로 다정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건만, 지금 이 시점에서 생각해 보니, 무슨 예언서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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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싸워 이긴 집단이 권력을 독점하는 농경사회부터 신이나 혈통같이 선택된 지배자가 통치하던 시기, 백인 우월주의에 따른 불관용의 시대를 거치고 상호 적대감으로 하찮은 차이만으로도 최악의 폭력적 분쟁을 일으키며 오래동안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하며 지난 150년간 '적자생존'을 권력자들의 정당화하는 근거로 악용하며 살아왔음에도 인류가 망하지 않고 독재가 지배하지 않고 수많은 전쟁을 치루고 아침과 저녁 마주하는 사건 사고 소식에 인간의 잔임함이 넘쳐나지만, 지금의 시대를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에 대해 진화인류학자인 저자는 진화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종들 중에서 가장 다정하고 협력적인 종이 바로 인간이다의 전제로 명백하다고 판단하는 증거를 이야기한다.


증거는 매우 객관적이고 역사적인 사실이 뒷받침된 완벽한 이해를 수반하지는 않지만(내 생각이다), 우리 호모사피엔스가 모든 물리적인 측면에서 뛰어났던 인간병기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을 지켜볼 수 있었고 친화력이 좋아 인류 곁을 지켜준 '개'가 늑대에서 공격성을 줄이고 다정함을 택한 결과, 다정한 수컷을 선호하고 챔팬지와 다르게 폭력대신 관용과 협력을 선택한 보노보, 가축화를 통한 친화력 좋은 여우의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의 확장을 검증한 사례들을 종합하여 인간은 다정하고 협력적인 종으로 증거가 결론이 된다.


그럼에도 왜 인간은 폭력적이고 타인을 혐오하며 외집단을 인간성 밖으로 밀어내 도덕적 배제를 정당화 (특히 흑인들을 원숭이로 비유하는 유인원화 프레임)하며 갈등과 혐오를 부추기는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에 답은 내집단에 대한 깊은 애착에서 찾는다. 이런 애책은 외집단에 대한 비인간화, 역사 속 인종주의와 우생학, 오늘날의 암묵적 편견이 앞에서 이야기한 유인원화 프레임 같은 사회적, 언어적 장치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완전한 설명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이 책은 기본 "성선설"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이유로 원인을 찾다보니 해결책도 거창하지 않고 마치 인류가 내일이라도 문제가 해결될 것 처럼 보인다. 키워드 정도 정리해 보면 접촉, 교육, 교류, 우정 정도다. 만나고, 함께하고, 이야기하고, 관용을 전염시키는 건강한 도시를 만들고 편견을 녹이는 평등한 철학이 필요한 것이다.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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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인간의 손짓을 이해하고 보노보가 폭력보다 유대를 택하고 인간의 하얀 공막이 서로의 시선을 읽고 타인의 마음을 추측하고 협력으로 기술과 문화를 쌓아올리는 종이라는 사실이 더 마음에 와 닫는다. 인간의 하얀 공막이 이런 기능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가끔 인간이 특정 동물보다 못하다는 의미도 정확하게 깨닫게 되었다.


적자생존이 아닌 "우(優)자생존"으로 마무리된다. 자연의 세계에는 우월이 없다는 것과 사전적 의미로 넉넉하고 도답고 인정 많고 부드럽고 품위가 있는 것, 이것이 인간의 가질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가축화된 본성일 것이다.


세상 일 쉬운 거 하나 없고 매일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미간에서 바로 표정이 드러나는 각박한 하루 하루에 좋은 책이기는 했어. 고마워 작가님. 덕분에 살아남고 싶으면 다정해 져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