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하지 않은 일에 돈과 에너지를 쓰는 사람들의 놀이터
디지털 세상이 열리고 처음 인터넷 공간에서 사람들과 소통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싸이월드였나? 아니면 아이러브스쿨이었나? 기억조차 없다.
블로그도 했었고 다음 카페에 대학 동창들 방이 있었고 페이스북을 했었던 것 같다.
연락이 안된 초등학교 (난 국민학교를 나왔다),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들이 연결되고
동네에서 만나고 온라인의 공간이 오프라인으로 연결되고 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까지는 인스타그램이 가져온 사회적 부작용은 심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부작용이라고? 무슨 부작용이 있었던 것일까?
다른 사람들의 삶을 보며 수치심을 느끼는 것일까?
아니면 같은 동네에서 태어났고 같이 학교를 다녔고 같은 선상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들만큼 살지 못하는 죄책감일까?
죄책감은 스스로 느끼는 것이고 수치심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개인적인 감정인데 인스타그램이 개인에게 이런 감정을 가지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변에서 인스타그램 앱을 지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주변인들과 상관없이 나 스스로의 삶을 살겠다는 이야기가 주된 이유인 것 같은데
이거를 자존감이 낮다고 평가절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좀 과민한 반응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을 읽다 보니 인스타그램이 생각났다.
우리는 "베블런의 효과"로 불리는 소비심리 이론으로 그를 잘 알고 있다.
명품매장 앞에 길게 늘어선 줄 사진과 기사에는 그의 이름이 종종 나온다.
인스타그램이 지금 세상에서 불편한 이유는 인스타그램이
불필요한 재화와 자원을 얼마나 과시할 수 있느냐의 경쟁,
의류, 자동차, 휴가, 오락, 주거지 등을 타인과 무언의 소통을 하는 도구이나
타인에게 자신에 대한 죄책감과 그들과 비교하며 느끼는 수치심이 아닐까?
근데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에게 이런 감정을 유도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낭비적인 즉 부를 과시하는 방법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고 한다.
대량생산으로 저렴해진 시대에는 최고의 디자이너와 고예 장인에게
맞춤형 제품을 주문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짜 부자. 부자에게 중요한 것은 실용성이 아닌 독특함이다.
부자는 원래 이런 속성이 있고 그것이 인스타그램으로 표출되었다고
심플하게 생각하면 어떨까?
만족감은 절대적인 부보다
우리가 친구, 이웃, 동료에 비해 얼마나 부유한지 좌우된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부를 요란하게 과시하는 행위가 비난 당하기도 하지만
지위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시대를 초월하며
앞으로도 경제를 추진하고 형성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지위에 대한 욕망은 인간의 내재된 본능이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생각하자. 인간의 욕망은 시대를 초월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