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형태든 이별은 아프다.
6년과의 시간과 이별 중이다. 나의 열정과 도전과 시간을 쏟은 공간이다.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이별은 쓰리고 아픈 법이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떠오르고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 가슴 한켠에서 튀어나온다. 슬픔인지
허전함인지 아쉬움이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이 감정을 막을 수 없다. 남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허무함이 밀려왔다.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쓴다. 지금의 나와 앞으로의 나를 지키기 위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확신하지만 그 시간과 세월이 아까운 건 어쩔 수 없다.
난 내 6년이 너무 허무 아고 아쉽다. 그 감정을 채우고 달래줄 방법이.. 없어.. 재간이 없어 조금 힘이 든다.
엊그제 친구들을 따라 보문사를 향했다.
몇 번이고 가자고 했던 곳인데 가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 전 "언니 보문사 갈래요?"라고 전화가 왔다. 그날은 왠지 "그래가자..."라고 대답했다... 그러겠노라 따라나섰다. 그냥 가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기대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것을 해볼까? 하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른다. 강화도 깊숙이 까지 한참을 이동해 보문사 입구에 도착해 주차장 먼발치에 보이는 갯벌을 보니 기분이 나아졌다. 입장료를 내고 보문사를 향하는 길.
생각보다 갑자기 훅 들어오는 심한 경사를 오르며 숨이 차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경사를 따라 오르다 뒤돌아 본 풍경에 가슴이 조금씩 시원했다. 이제 막 감도는 단풍의 색들과 넓게 퍼진 짙은 회색의 갯벌이 왠지 모르게 마음을 위로해 준다.
평소에 산보다 바다를 좋아하고 등산은 피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산이 참 좋았다. 내 마음이 허전해서인지 기분이 꿀꿀해서 인지도 모른다. 가을의 신선한 바람 때문일지도 이제 울긋불긋한 단풍이 물든 나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음의 위안을 받았나 보다. '등산 좀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참 안타까운 이별 중 하나가 바로 서로에 대한 실망감을 가득 안고 하는 헤어짐이 아닌가 싶다.
내가 처음 가졌던 마음이 변해 이제는 서운함과 야속함이 가득하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입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삼키어 소화시켜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하고 싶은 말들을 삼켜버린다.
요즘 연예부기사가 들썩들썩하다. 유명 연예인들의 이혼이야기이다.
서로 헐뜯고 서로를 바닥까지 끌어내린다. 기사들이 썩 달갑지는 않다.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는 자녀들도 기사를 볼 텐데... 그 사람들을 실제로 알지도 못하지만 많은 엄마들이 그 "엄마"라는 단어의 공감대로 그 싸움을 안타깝게 지켜본다.
나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어디까지 정리할 것인지를.
그래서 조금 힘이 드는 것 같다.
6년의 매 순간을 기록한 그곳의 기록을 어디까지 지울 것인지. 어디까지 남겨둘 것인지.
아직 정하지 못해 그 기준을 잡기가 조금은 힘이 드는 것 같다.
고스란히 남겨둘 것인지. 아니면 잡다한 것들만 남겨둘 것인지 지금은 그 고민에 복잡하다.
오늘은 힘이 들어...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