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받아 키우던 도마뱀 팡코가 떠났다
애기 때부터 먹이고 재우고 치우고
“도마뱀이 키우기 젤 쉽네”
남편과 주고받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특별히 까다롭게 키우지 않아도 쑥쑥 크는 느낌이었다
도마뱀들은 탈피를 하면서부터
몸집이 커지기 시작하는데
그게 문제가 돼버린 것이다
몇 번째의 탈피를 거치면서
이번 일의 탈피가 문제였다
온도와 습도가 맞지 않아서
탈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군데군데 벗겨지지 않은 탈피 껍질이
그대로 살과 붙어 문제를 일으켰다
그렇게 날렵하던 발길질은
아주 천천히 느려졌다
몸의 혈액순환이 안되어 엄청 느려졌고
뻣뻣해졌고 먹이 또한 잘 먹질 못했다
아이들 이유식 먹이듯이 지극정성으로
먹이를 먹였던 나인데
퇴근 후 팡코가 죽었다는 소리를
남편에게 듣고는 가슴이 너무 아팠다
이틀에 한 번꼴로 먹이를 주었었는데
마지막 먹이는 잘 먹지 못하여 얼마 못주었다
괜히 팡코를 분양받아서
이렇게 잘 못 키우고 죽음에 이루게 한 거 같아
내 잘못처럼 느껴졌다
친오빠의 죽음 아빠의 죽음 시어머니의 죽음이
떠올랐다
그래 인간도 이렇게 죽어나가는 판에
동물이 죽는 거야 뭐 대수겠어..
그래도 살아있는 생명의 목숨이
사라졌다니 모두 다 매한가지다
미안하다
그렇지만 나도 언젠가 죽겠지
조금 더 산다고 너무 자만했던 내 생각 일까
아무튼 슬픈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