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하고 있던 레고를 찬찬히 내려놓는다
어제 약속했던 자전거를 타러 가자고 말하는 참이었다
난 책을 읽고 있고 둘째와 책 한 권을 다 읽고 놀이터로 나가자고 약속해 놓은 사이
남편은 게임기 버튼을 눌렀다
막내가 이내 미소를 띠며 남편이 어깨에 손을 올리고 옆자리로 가서 조용히 앉는다
막내는 아빠가 자기가 하지 못하는 게임을 아빠가 시작하면 너무 좋아한다
재밌는 게임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모양이다
갑자기 말이 많아진다
"아빠 이쪽으로 가야지"
"아빠 좀 더 옆으로~"
계속해서 주절주절 이야기한다
그러다 어려운 게임의 한 단계를 넘어서면
아빠의 어깨와 등을 쓰다듬으면서
"아주 잘했어"라며 칭찬을 한다
그러다가 나쁜 놈에게 당하면 핀잔을 늘어놓는다
이럴 때 보면 7살과 42살은 같다 ㅎ
어릴 때 보면 학교 끝나고 학교 앞 동전 게임기에서 길게 늘어서 앉아
무리를 지어 야유를 보내며 게임을 구경하던 초등학생 아이들이 생각이 난다
똑 같다
아직 길가에 눈이 녹지 않아서 자전거 타며 미끄러질 수 있으니
나가지 말라는 아빠의 말에 대빨 나온 입들이다
한두 시간의 내 시간을 내어주러 출발할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