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은 밤 아는 동생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그 시간에 전화를 하는 아이가 아니어서 무슨 일이 있나 생각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언니, oo 알죠?"
"그럼, 알지~"
"oo 남편이 갑자기 돌아가셨대요."
"어?........."
나보다 세 살이나 어린 교회 동생이었고, 선교사님이셨던 부모님을 따라 결혼 후 태국으로 선교사 부부로 떠났던 OO였다. 참 예쁘게 사역을 하고 있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무나 갑작스러운 소식에 나도 마음이 먹먹해졌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아서, 말을 하지 못했다.
"..... 그랬구나....... 하....... OO는 어떠니?"
"너무 울어서 눈이 부었대요. 남편이 너무 보고 싶대요.."
"아......."
그 마음이 얼마나 황망하고 힘들까 싶어서 감히 그 마음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장례식장 장소는 정해졌지만, 시간은 한국에 돌아와서야 확정이 된다고 하며 다시 연락 주겠다는 말을 듣고 전화를 끊었다.
오랜 시간 배우자를 놓고 기도하고 있었고, 정말 딱 맞는 배우자를 만나 금슬 좋게 사역을 했던 OO의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헤어짐이란 무엇일까...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은 겪고 싶지 않은 일이다. 마음을 나누고, 삶을 나누고 추억을 공유했기에 더욱이 그 빈자리가 크고, 순간순간 계속 생각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 가운데 만남과 헤어짐이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정말 한순간도 허투루 보낼 수가 없다. 더 많이 사랑하는 수밖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말이다.
오늘 인터넷으로 기사 하나를 보았다(국민일보, 2024.10.16일 자).
전학 가는 친구를 위해 반 합창단원 친구들이 가사를 개사해서 노래를 불러줬고, 그 감동스러운 현장을 동영상으로 찍었다는 것이다.
지도했던 선생님은 '아이들이 헤어지면서 표현할 방법을 모르고 그런 기회가 없었구나'를 많이 느낀다'면서 이렇게 노래로 떠나는 아이를 배웅했다고 한다.
세상에서 딱 한 가지 말만 아이들에게 해준다면 무엇을 해주고 싶은지 선생님께 물어보니, "꿈꾸고 사랑하고 나누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 선생님의 말이 참 감동스러웠다.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만남과 이별 가운데 우리가 잘 살아나가려면 끊임없이 '꿈꾸고 사랑하고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하루의 삶도 그저 지나가는 의미 없는 한 순간이 아니라, 루이스 ㅣ. 헤이가 지은 '치유'라는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나에게 맞는 시간과 장소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이 세상을 담담히, 따듯하게 살아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