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아랑 같이 챙겨주다 보니 혹시 너에게 더 많이 관심을 주지 못하고 챙겨주지 못함이 서운하게 느껴지니? 그래서 그렇게 유치원을 안 간다고 매일, 매주 얘기하는 거니?
'점심메뉴가 맛없을 것 같아서 안 간다'고, '오늘은 너무나 힘들어서 못 가겠다'고, '그럼 조금 일찍 와주면 안 되냐'고 엄마에게 이런저런 딜을 하는 너의 모습을 보며 오늘은 단호한 말투로 "안돼, 가야 돼. 엄마도 오전에 할 일 있어."라고 말했더랬지.
그랬더니만 주섬주섬 겨울 잠바를(봄인데, 오늘은 꼭 겨울 잠바를 입고 가겠다는 너의 말이 변할 것 같지 않아서 그냥 그러라고 했는데 다녀와서 어땠는지 물어보아야지 생각 중이란다) 입고 따라 나오는 너에게 또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
둘째야~
3월 초라서 적응하느라 많이 힘들지? 유치원의 많은 친구들 사이에서 지켜야 할 너무 많은 규칙들과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게 아니라,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들도 너무나 많고 말이야.
우리 둘째는 하라고 하는 대로 하기보다는 자유로운 걸 좋아한다는 걸 엄마도 알고 있지.
그렇지만 현실은 하원 후에도 형아 태권도 끝나는 시간에 맞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엄마 따라 형아 데리러 가야 하고 말이야.
태어날 때부터 온전히 관심을 받기보다는 형아와 함께였기에 관심을 나눠야 했고, 또 그것에 익숙했던 우리 둘째.
하지만 말이야. 그래서 너의 목소리가 크고 우렁찼던 것 같아. 어디서든 너는 너의 목소리를 냈고, 좋고 싫다는 표현을 가장 날 것으로 표현했어(조금씩 다듬어 가야 할 부분도 있겠지만 말이야). 그래서 형보다 먼저 하는 것들도, 어리기에 더 도와주고 배려해 주는 것들도 많았단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스포트라이트가 너에게 비춰지면 그게 마냥 어색해서 숨고 싶고 그럴 때 있지?
엄마가 그랬거든. 스포트라이트 앞에서 당당하게 나를 드러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들.
하지만 너는 누구보다도 가진 것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관심도 많이 받고, 사랑받고 싶어 한다는 걸 엄마도 알고 있어.
둘째야~
엄마, 아빠, 형아는 우리 둘째를 많이 많이 사랑한단다.
네가 유치원에 가야 한다고 엄마가 말한 건, 네가 귀찮아서가 아니야.
우리 각자는 할 일이 있어.
그것들을 다 해내고 다시 만나는 거야. 물론 버거울 때도 있지. 그때는 엄마가 너를 도와줄 거야. 언제든지.
그냥 네가 유치원 가기 귀찮아서가 아니라 진짜 힘든 상황일 때면, 엄마가 단지 엄마가 힘들다는 이유로 너를 모른 척하지 않아, 절대로. 그러지 않도록 엄마 안테나를 똑바로 세우고 너의 주파수를 잘 맞춰서 들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