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살기

-나를 아껴주기

by 행복반 홍교사

오늘부터 날씨가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는 강추위가 시작된단다. 아이들 방학이라 그나마 다행. 남편은 차를 가지고 다니니 그나마 다행. 나도 마을버스가 바로 연결되니 그리 많이 걷지않고 찬바람을 오래 맞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남편은 그래도 방과후 가는 아이들이 걱정인가보다. 나한테 과잉보호라더니 가만보면 남편이 더한것도 같다. 표현은 서툴러도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큰 남편이다.


날이 춥다고 하도 안전 문자부터 계속 보고 들으니, 아이들은 장갑, 목도리, 핫팩 다 챙겨주면서도 정작 나는 패딩 하나 입고 나가는데 오늘 아침은 보온 장비를 챙겨볼까 하고 옷장 속 내 장갑, 내 목도리를 꺼내본다.


아이들 낳고는 털도 날리고, 장갑 끼면 아이들 보기 불편해서 내 장갑을 껴본지 너무 오래되었다. 영 추우면, 아이들 안 끼는 벙어리 장갑 정도 끼고 다니니 말이다.


오랫동안 펴보지 않은 이사올때 싸온 가방에 예전 목도리가 종류별로 들어있다. 나름 메이커에 모양도 예쁘다. 장갑도 백화점에서 예쁜 것도 샀다 싶은 것들인데 한 짝씩 밖에 없다.


갑자기 조금 서글퍼지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처음부터 화장 안하고 대충 입는 아줌마는 아니었지. 나를 위한 시간들이 사치가 된 건, 나만 바라보는 아이들을 낳고 기르면서부터였다.

귀걸이는 아기가 찔릴수 있으니까 안하고, 화장도 아기와 살을 맞대니 안하고, 최대한 면으로 된 옷을 입고, 신발은 걷기 편하게 운동화를 신고.


그런 엄마가 되는 과정에 나는 기쁘게 나를 내려놓았다. (물론, 더 자신을 잘 돌보고 가꾸는 지혜롭고 현명한 엄마들이 더 많다)

나에게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내리는 일이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었다.


이제는 조금씩 나를 찾아야겠다. 내가 나를 소중히 여겨야 우리 아이들도 자신을 소중히 여길 테니 말이다.


그나저나 장갑을 찾으면 뭐하나. 한 짝씩 밖에 없어서 조만간 옷장 정리도 한바탕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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