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1)

-감사할 것들

by 행복반 홍교사

요즘 첫째 학교에서는 '감성실'이라는 공책에 글을 쓰는 숙제를 내주신다.

'감사', '성공', '실패'에 대한 주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써보는 것인데, 일기와는 조금 다른 것들을 생각할 수 있어서 참 좋다.


아이들 일기는 대부분 하루의 일과를 시간 순서대로 '오늘은...'에서 시작해서 '참 좋았다'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감성실'이라는 큰 카테고리가 있는 경우는 말이 달라진다.


일단,

하루나 일주일 동안의 감사한 일들, 성공한 일들, 실패한 경험 등을 집중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추린 것들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들을 적어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기 쓰기와 마찬가지로 '감성실' 숙제는 우리 첫째에게 머리를 쥐어뜯게(?) 만드는 고민거리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감사.


아침에 눈을 뜬다. 오늘하루 몸이 아프지 않고 그럭저럭 편안한 기분이 든다는 것은 일단 오늘 하루 무탈하게 보낼 확률이 높다는 것이겠지.


아이들이 기운찬 목소리로, 눈을 반짝거리며, 자기가 혹은 함께 할 것을 찾아 돌아다닐 때. 건강하구나. 그래야 아이들이지 싶다(물론 나는 벌써 체력 저하로 커피를 한잔 타야 한다지만).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무미건조한 나의 삶 가운데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리고 걱정의, 위로의, 격려의 말들을 전해 들을 수 있어서, 전할 수 있어서 삶이 더욱 풍요롭고 힘이 된다는 것을 말이다.





아이들이 아빠를 따라 동네 바닥분수로 놀러 갔다.

현재 날씨는 33.8도, 신랑도 나도 일요일 오후에는 에너지가 거의 바닥이 난 상태인데, 나는 눕거나 가만히 있는 쪽을 선택한다면, 아이들 아빠는 아이들을 데리고 일단은 나가고 본다.


그게 참 고맙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몸으로 같이 해 주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마음이 편안했으면 좋겠다.

내 마음이 편안했으면 좋겠다.


살면서 힘든 상황들이 왜 없을까?


그 가운데에서도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것.

중요한 것에 내 에너지를 조금 더 할애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것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지금 이 순간 내가 붙잡고 있어야 할 것이라는 걸 잊지 않고 나누도록 이 글을 쓸 수 있어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