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행복 찾기

-브레이크 걸기

by 행복반 홍교사

오늘은 아이들이 등교, 등원하고 나서 오랜만에 아침 산책을 하였다.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 까닭도 있었다. 갈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집 뒤쪽 산으로 '쭉 돌아 올라갔다가 내려와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다 보니 멀리멀리 가게 되었고 엄청난 길치인 나는 전혀 딴 동네로 내려오게 되었다.


'음... 일단 마을 버스정류장의 노선표를 보자'

'음.... 멀리 왔구나'

'그러면 당황하지 말고 네이버 지도를 들여다보자'

'걸어온 길이니까, 집으로 갈 때도 걸어서 갈 수 있을 거야'


나를 안심시키고 걸어갔다. 3초간 나를 원망하는 목소리가 올라왔다.

'으이그, 길 하나도 못 찾고 이게 뭐야. 네가 그렇지 뭐.'


하지만 이내 다시 나를 토닥였다.

'오~ 색다른 경험이 되겠는걸? 새로운 곳을 둘러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야!'



빌라에서 나오는 어린이집에 가는 듯한 아이와 엄마

유모차를 끌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지나가는 애기 엄마들

무슨 모임이 있으신지 놀이터 앞에서 모여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아주머니들


골목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나의 시선에 머문 여러 사람들과 그들이 살고 있는 낯선 동네에 대한 호기심이 살짝 들었다. 그리고 이내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커피집에 들러서 선물 받은 쿠폰으로 커피 한잔을 사들고 걷기 시작하니 곧 내가 아는 풍경들이 보였다.

'아, 여기가 이 골목에서 나오면 있는 곳이구나. 마을버스 타고 다니며 지나쳤던 곳이었는데 골목에는 이런 곳들이 있었네?'


그렇게 돌아 돌아왔지만 뭔지 모를 뿌듯함이 내 마음 가득 채워졌다.

요즘 읽고 있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미예 저)'이란 책에 이런 문장이 있다.


목적지요? 사람은 최종 목적지만 보고 달리는 자율 주행 자동차 따위가 아니잖아요. 직접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고 가끔 브레이크를 걸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제 맛이죠.


그러니까, 손님은 현재에 집중하면 그에 걸맞은 미래가 자연스럽게 올 거라고 생각하시는군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사람이니까.

그 과정 가운데 풀도 보고, 꽃도 보고, 하늘도 보고, 새도 보고, 바람의 냄새도 맡는 게 행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도 사람이니까. 가능하다. 괜찮다. 그렇게 나를 토닥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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