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약해지면서 요새 드는 생각은 '혹시 내가 약해지면 우리 가족들은 어떻게 하지?' 같은 걱정들이다.
노화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럼에도 건강한 것은 내가 노력(운동이나 먹는 것)해서 유지할 수는 있으나, 어쩔 도리가 없는 40대가 되어서 나타나는 신체 현상들은 가끔 겁이 나기도 한다.
아이들은 아직 엄마의 손이 많이 필요하고, 내 삶만 잘 살면 되는 그런 결혼 전의 안일함이 통하지 않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게 되는 지금의 나는 이런 몸의 변화들이 당황스럽고 무섭다.
그래서 '오늘', 이 하루가 참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내일도 있고 일 년 후가 있고, 10년 후가 있고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이지 오늘 하루는 '빨리 가버려라~'하는 그런 지루한 시간일 수도 있지만, 오늘 하루 내가 아이들에게 눈을 맞추고 말하는 말 하나, 눈빛 하나, 행동 하나로 아이들의 기억에 평생 남을 한 장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든다.
혹시라도 나중에 지금의 이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시간들인지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라도 하루를 좀 더 의미 있게 꾹꾹 눌러살고 싶은 마음이다.
정말 혼자 있고 싶은 때가 있다.
아이들이 계속 옆에서 재잘거리는 소리에 대답을 하다가도(나중에는 엄마한테 물을 일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기에), 가끔은 '날 좀 내버려 둬' 투명인간이 되고 싶기도 하다.
나에게는 이 쪽 길로 가는 게 별 일 아닌데, '왜 이 쪽 길로 가냐'는 핀잔을 들을 때면 '이런 것도 내 마음대로 못하냐'란 갑자기 뾰족 마음이 올라오는 그런 때도 있다. 그럴 때 내 마음 깊이 똬리를 틀고 있는 열등감이라는 피해 의식(?)이 고개를 들고 내 마음을 휘젓기 시작하는 것임을 안다.
그래서 더욱 심호흡을 해 본다.
'아이들에게만큼은 내 감정을 핑계로 화내지 않기', '내 감정을 투영하지 않기'로 다짐해 본다.
툴툴 털어 내는 법.
무엇보다 지금 내가 가진 것과 내가 할 수 있는 것, 더 가치 있는 것에 집중하기.
그렇게 또 하나를 배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