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간의 감사

-매미 울음소리

by 행복반 홍교사

아이들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아침 조금 일찍 일어나 지난밤에 정리 못하고 잔 것들을 정리하며 나만의 시간을 가져본다.


아이들이 일어나면서부터는 또 정신없이 '우리들'의 시간이 될 것이라는 걸 잘 알기에 이 시간이 소중하다.



매미가 짝을 찾으려고 어지간히, 부산히도 울어댄다. '나를 보아줘, 나에게 와줘' 열정적으로 세레나데를 부른다.


아이들과 읽은 책에는 짝짓기 후 수컷은 바로 죽고, 암컷은 알을 낳고 죽는다고 본 것 같은데 말이다.


내가 매미라면 애벌레 시기부터 그렇게 어렵게 기다렸다가 이 세상에 나왔으니, 나뭇진도 좀 여유롭게 먹고, 이 나무, 저 나무 날라도 다니며 놀고 즐기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짝을 찾고 싶을 것만 같은데.


허물을 벗고 몸을 말려 날개를 비빌 수 있게 되자마자 저리 요란스럽게 짝을 찾기 위해 우는 것이 조금 불쌍하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다.



삶이라는 게, 인생이라는 게 어쨌든 나에게 주어진 어떤 과업을 이루어내는 데 있다면, 나도 또한 매미처럼 나의 과업을, 주어진 삶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때로는 조금 다른 길로도 가보고 여유도 부려보지만, 실상은 내가 가려고 하는 길을 본능적으로 알고 또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사람은 선하다.


이렇게 말하면 세상 물정 모른다고 하겠지. 이 세상이,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나쁜지 아냐고. 심지어 아기마저도 자기만 아는데 때가 묻은 어른들은 말해 뭐 하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사람의 '선함'을 믿는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 이고 지고 다니느라 손이 모자랄 때마다 도움을 주고, 자리를 양보해 주시던 분들이 계셨고 내가 미처 돌아보지 못하는 나란 사람을 토닥토닥 잘하고 있다고 안아주는 분들이 있었다.


아이들 데리고 다닌 곳곳마다 우리를 반겨주던 고마운 분들 덕분에 육아를 했고 아이들을 키웠고 키우고 있다.



그러고 보니, 매미가 우는 것은 단순히 짝짓기만을 위한 것이 아닐 거란 생각이 든다.


'지금 여름이야', '잘 살고 있어'라고 우리들에게 알려주는 여름의 파수꾼으로서의 엄청난 사명을 매미가 감당하고 있는 듯하다.


이 매미 소리 덕분에 한여름을, 아이들의 방학을 조금 더 설레면서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갑자기 매미가 너무나 멋져 보인다.


그리고 고맙다.


자기 자리에 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 내는 모습이 그저 고맙다.


우리 가족에게 고맙고, 그런 나에게 고마운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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