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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k Nov 02. 2024

<파견일기1> 아무 말도 못했다.

2015.7.16일기

시골학교가 감당하기 어렵다.

나에게 벅차다.

돌아가고 싶다.

예의바르고 사랑받고 보호받고 때깔나고 학원 다니고 발표 잘하고 부유한 도시학교로!


우리반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2명의 학생이 스포츠클럽 대회에 참석하여

어쩔 수 없이 진도에 지장없는 미술 활동을 세 시간 동안 했다.

모자이크가 시간 떼우기에는(?) 짱이다.

무념무상의 상태로 자른 색종이를 한참동안 붙이던

남아있는 두 명의 딸냄이들.

그 중 한명은 선택적 함묵증.

나머지 한 명은 수다쟁이.


수다쟁이가 말했다.

쫑알쫑알.

학기말 폭탄 업무에 컴퓨터 안에 들어가기 일보직전인 나는 울 뻔했다.


수다쟁이는

말하지 않는 친구에게 말했다.

"우리 엄마는 죽고,

할머니는 아파서 한달째 입원해 있고

난 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시면

어디 가서 살지?

너네 집에서 같이 살까??"

나는

수다쟁이에다

선생인데

아무 말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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