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7.23
무더운 여름날이다.
텁텁하고 습한 날.
우리 반도 참 습하다.
지난 주.
ㄱㅇ이 엄마는 투병중이 아니라
이미 돌아가셨음을 알게 되었고
나는 상담자였음에도
웃고 있는 내담자 앞에서 눈물을 줄줄 흘렸다.
점점 메말라가는 ㄱㅇ이에게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가 널 지켜보고 계실꺼다,
너희 엄마 나랑 동갑이니
내가 너의 두번째 엄마가 되어 주겠다 하며
울었다.
3일 전.
갑작스럽게 한 명의 학생이 전학을 갔다.
ㅇㄹ이는 더 좋은 환경을 찾아
옆 동네 학교로 전학갔다.
그러나 남아 있는 자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하루종일 우울하고 그리웠다.
ㄱㅇ이는 한번도 학교에서 운 적이 없었는데
ㅇㄹ이를 배웅하고 돌아서서 울었다.
그리고 오늘.
원어민 선생님과 마지막 영어 시간.
깊은 정이 들었다기보다
연속적인 이별에 감정이 솟구쳤는지
ㄱㅇ이는 또 울었다.
중간놀이 시간에 과자파티에 원어민 선생님을 초대했다.
ㄱㅇ이는 나탈리 선생님의 손을 끌어 매트 위로 앉히더니
갑자기 큰 절을 했다.
그리고 그대로 엎드려 울었다.
나도 울었다.
쉽게 그치지 않는 ㄱㅇ이를 꼭 안아주며
슬플때는 우는 거다, 그게 좋은 거다
한참을 그랬다.
중간놀이 시간은 길지만 늘 짧다.
울지만 말고 이제 먹자. 하며 달래도
계속 우울하다.
결국 원어민 선생님의 특처방! 개인기로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ㄱㅇ이는 오늘의 눈물로 얻은 게 많다.
1 울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 며 가벼워진 표정
2 원어민 선생님께 존재감 상승! 이메일 주소 따내고
3 심지어 20살에 집에 초대해주기로 약속함. 수능치고 알바해서 미쿡 마이애미에 놀러 가기로 함.
습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