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조사한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며 교육지원청에서 담당자가 내 컴퓨를 점검했다. 이것저것 만지셨는데 인터넷 라인이 노후되었다며, 내 컴퓨터 인터넷 연결이 완전히 끊겨져 버렸다.
그래서 나는 오늘 휴가 받은 기분?으로 옆 반에 들렀다. 옆반 선생님은 통계 시스템에 다문화 통계를 입력해야 한다며 바쁘시길래 도와드린다고 그 교실에 앉았다.
다문화 통계는 18개국에 각 학년별 남녀 구분해서 중도입국자인지, 출생했는지, 외국인 가정인지의 세 가지 항목으로 나뉘어 숫자를 넣는 작업이었다. 우리는 해당 항목에 신중하게 숫자를 입력하고, 저장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40대 이상이라면 두려워하는 “오류! “ 사인이 나오며 입력되지 않은 항목이 있다고 나왔다. 엥? 설마... 빈칸에 0을 다 입력하라는 말인가?? 하며 안내문을 다시 훑어봤는데 별다른 안내가 없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성급한 손으로 영을 쳐 넣기 시작했다. 각 항목별 숫자를 넣어야 하는 칸은 18개국 * 학년별 남녀 12* 세 가지 항목3= 648칸이었다.
“선생님, 제가 해 볼게요! 저 옛날에 피아노 좀 쳤어요!” 하며 작업을 시작했다.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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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거 설마 다 치는 거 맞을까요?”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선생님, 환 공포증 걸릴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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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그 공문에 담당 장학사 이름 좀 알려줘요!!”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그렇게 5분여만에 0을 다 넣고 저장을 하니!!!
정상적으로 저장이 잘 되었다!!!!
기쁨과 분노가 함께 치솟았다.
“다른 학교 선생님들도 다 이렇게 0을 쳤을까요?
피아노 안 배운 선생님은 어떻게 했을까요??”하며
둘이 씩씩 거렸는데,
잘 저장되었나 확인하다보니
저장 왼쪽 옆 칸에 무언가가 ......
“전체 0입력”탭......이
떡! 하니.......
아... 부끄럽다.
“제발 읽어보고 해라!”는 장학사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ㅎㅎㅎㅎㅎ
간만에 배 잡고 웃어 뱃살이 빠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