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절, 교사의 패기

2020.5.8.

by stark

나는 오늘 3차 학습꾸러미를 배달하러

ㅂ이네 집으로 갔다.

ㅂ이네 형제는 그동안의 온라인 수업을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아 두 선생의 속을 끓이고 있었다.

여러 번 독려하고, 두 누나의 휴대폰으로 전화와 톡으로 꼬시기 기법, 협박 기법을 사용해 보았지만

전화 연결은 거부, 억지로 네~ 대답만 할 뿐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었다.


며칠 전,

이번 주 금요일에 꾸러미 배달을 갈테니

국어 수학 사회 미술 활동지를 다 해놓아라.

그것 안 해 놓으면 그날 선생님이랑 같이 할꺼다

아빠한테 마당에 상 펴놓으라고 말해라...

으름장을 놓은 상태였다.


이번에는 그 귀엽고 착한 눈 웃음에 절대로 넘어가지 않으리라! 굳게 마음 먹고

아름다운 벚꽃나무 터널을 지나

미나리 마을을 지나

우회전 좌회전 붕붕 달려갔다.


빵! 크럭션을 울리며 호랑이 선생의 위엄을 내뿜었는데

예쁘고 착한 ㅂ이네 어머니가 앞치마를 두르고 나와

어눌한 한국어로 말했다.

“애들 미용실 갔어요”


왕왕왕 와아아아아아앙~~~~~


결국 고양이 선생은 정성스레 포장한 꾸러미를

예쁜 어머니께 고이 전달하고

숙제는 구경도 못하고

빈 손으로 돌아왔다는 슬픈 이야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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