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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ronto Jay Nov 11. 2022

가짜 구별법 - 진짜 1

답답해 답답해 이소리가 절로 나오네 휴~~
얼마 전에 산소 옮기거나 초상난 적 있지?
아이고 부부가 사네 못 사네 죽네 마네 하네~



일단 나는 점집에 들어갔을 때 이  소리를 먼저 하는 점쟁이들은 일단 80퍼센트 가짜라고 단정 짓는다.

그저 머릿속으로 내 돈 어쩌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만 든다. 모든 게 그렇지만 세상에는 진짜가 있고 가짜가 있고 어설픈 진짜가 있고 어설픈 가짜도 있기 마련이지만.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쉽지 않고 혹 가짜라고 할지라도 내 의지로 내 발로 들어간 그곳에서 맞는 게 하나도 없으니 환불해달란 소리를 함부로 꺼낼 수도 없는 곳이 점집이다. 물론 한번 도저히 안 되겠어서 그냥 나오려다 돈 안 주고 가면 신의 노여움으로 삼대가 망한다는 악다구니를 듣고서 어쩔 수 없이 쥐어줬던 기억이 있기는 하다.


답답했으니 점집에 온 거고 중년이 넘었으니 집안에 몇 년간 초상이 안 나는 게 더 신기한 거고

이삼십 년 한 이불 덮고 산 부부가 사네 못 사네 싸움 한번 없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음에도 마치 벌거벗은 맨 몸뚱이 들킨 것처럼 혀를 차며 용하다는 소리를 한다.


돈. 사업. 직장. 남편 아내 바람. 결혼. 자식. 크게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나마저도 정말 용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어떤 점집이 진짜일까?


내 경험으로는 저 위의 세 이야기도 이렇게 나오면 한 번쯤 귀 기울여 봐야 한다.


받을 돈이 지난달 까지였는데 연락이 안 돼서 답답하네~  딩동댕!


따로 있던 가족 묘를 함께 공동 묘로 이장을 했구먼


거기에 한 묘에는 합사를 못했으니 한분 어르신은 살아 계신 거고~ 딩동댕!


작년에 이별수가 들어왔으니 작년에 이혼을 했던지 안타깝게 사별을 했겠네~ 딩동댕!


이렇게 나오면 진짜다. 들어야 한다.


또 하나 예를 들어 보자. 어설픈 점쟁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팔짱 끼고 한번 맞춰 봐라 하고

점쟁이의 말에 장단을 맞추지 않고 그냥 무표정하게 앉아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있는 손님에게는 간혹 화를 내기도 한다.

아니~ 맞으면 맞다! 틀리면 틀리다! 말을 해야지! 그렇게 있으면 안 된다. 신이 노한다!


도대체 무슨 소리 인가. 먼가 맞아야 맞다고 얘기를 하지. 몇 개 얘기한 모든 게 틀렸는데 다 틀렸는데요라고 말하란 말인가?  너무 착한 손님들만 받아 봐서 그렇다. 스스로 하는 말이 밑천이 딸리게 되면 이것저것 던졌는데도 하나도 걸려들지 않은 것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한다. 진짜 그가 하는 말마다 다 맞았더라면 말하지 마라 해도 상담자가 더 말이 길어지고 많아진다.

생각해 보라. 노량진 고시학원에서 학생들이 강의 열심히 듣는다고 강사가 화를 내겠는가?

언제나 아는게 많은 사람 말이 훨씬 많은 법이다.

듣기만 한다고 화를 낸다?

가짜다.


진짜의 경우를 보자.


듣든 말든 자신 있게 아주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아이의 띠, 결혼 한해, 직업의 종류 심지어 아내나 남편의 성씨나 나이를 족집게처럼 맞추기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 전혀 맞지 않는 얘기가 나오게 되면 때는 이 때다. 하고 비웃으며 "아닌데요!" "다틀려요!"라고 말할 거리가 생기기도 하는데 고수들 앞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이럴 경우 상담자 팔구십 프로가 자신의 진짜 태어난 "時"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진짜는 점쟁이가 정확한 태어난 시간까지 알려주기도 한다. 이런 경우 공부를 많이 한 고수들이 해당되는데. 진짜다.


점쟁이의 경우 보통 두 가지, 아니 세 가지 분류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가. 온전히 신의 말만을 음성과 느낌과 도구로서 상담자에게 정보를 주는 경우.

둘째, 주역, 명리, 당사주, 하락이수, 기문둔갑 등의 미래예측 학문을 통해 점을 치는 경우.

마지막으로 드물긴 하지만, 신의 음성을 바탕으로 철학을 보조하는 형식으로 상담하는 경우이다.


이 세 우 모두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이 본인의 생년월일 혹은 생년월일시인데

생년월일시를 달라해서 네 개의 기둥과 여덟 개의 글자 즉 사주와 팔자를 천간과 지지로 나누어 정확히 한자로 얘기를 했는데 화를 먼저 버럭 낸다면 가짜일 확률이 높다. 공부가 부족해서 본인이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웃으며 "한번 반대로 찾아봐야겠네 어디 보자~"라고 여유를 갖는 다던지 당황하지 않고

그냥 연월일시로 알려 주실 래요?라고 당당하게 말한다면 끝까지 들어볼 필요는 있다.

공부는 부족해도 신점으로는 자신이 있는 경우다


신점만으로 볼 경우

이쪽 분야의 대가이신 조용헌 선생님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공부로 상담하는 분들이 아닌 신점으로 보는 점쟁이들은 상담의 총양이 정해져 있다 라는 얘기다. 하늘에서 너는 이번 생에 몇 명까지만 봐라~ 이렇게 정해져 있다는 이론인데. 철저하게 공감한다.

오래전 족집게라고 소문난 곳에 시간이 지난 후 가보면 영 아닌 경우가 많은 이유 이기도 하다.

신점을 보려는 분들은 꼭 참고하셨으면 좋겠다.


복잡한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아주 중요한 한 가지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해석"이다.

이경우 알긴 알고 들리긴 들리는데 이게 먼지 해석이 안 되는 경우를 수없이 보아왔다. 점쟁이 본인도 참 미치고 환장하고 팔짝 뛰는 경우인데. 가짜라고 하기에도 진짜라고 하기에도 참 애매하다.

일부러 속일라고 속이는 게 아니고 자기는 들리는데 상담자는 안 맞다고 하니 본인도 당황스러운 경우인데...

이런 분들은 상담자가 해석을 해서 알아 들어야 하는 고생스러움을 감수해야 한다. 공부나 연륜이 부족한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결국 그대로 전하기만 해도 용하다는 얘기를 한두 달 후에나 듣는 경우가 있다. 그 자리에서는 갸우뚱하다 시간이 지난 후 상담자가 자다가 벌떡 일어나 혀를 차며 그 용함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어설픈 진짜다. 어설픈 진짜 점쟁이들은 공부해야 한다.

아니면 해석은 상담자 몫이니 상담료가 저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력한 것이 없지 않은가? 서비스직인데.


이 어설픈 진짜 중에서도 참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딱 하나만 맞는 경우다. 그런데 그 하나가 너무도 정확해서 놀랍기까지 하지만. 그게 다 인경우다. 하지만 이런 점쟁이들은 먹고사는 데는 아무 불편함이 없다. 너무 놀란 나머지 상담자 스스로 다 말해버리고 결론까지 얘기해주는 경우가 거의 다이기 때문에 아주 쉽다. 하나만 기가 막히게 맞췄고 더 이상은 없기 때문에 미래 예측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담자가 놀란 마음에 다 말해주기 때문에 일하기가 참 쉽다.

안타까운 어설픈 진짜의 경우다.


이해가 어렵다면 이런 경우다.


앉자마자. 작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통장에 억대 돈을 남겨주셨네.

기절할 수밖에 없다. 돌아가셨다는 확정을 했으며 돈의 액수도 정확히 말했으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이때부터 상담자는 을중의 을이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 거기까지다. 끝이다. 아는 게 없다.


이것을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명확한 다른 하나를 질문해 보라. 아버지에게 드릴까요?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사실 아버지는 어릴 적 돌아가셔서 안 계시다.

그런데 만약 점쟁이가

"화를 내며 누구를 시험하러 드냐 어릴 적 돌아가신 아버지가 돈을 어떻게 받으시냐!"

이렇게 나온다면 엎드려 빌어야 한다. 진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꼭 알아야 할 것이 있으니 "자진 납세"인 경우이다. 상담을 하는 신당에 들어가기 전 꼭 차 한잔 하고 들어가라는 분들이 있다. 같은 돈 내고 좀 더 시간을 주니 감사하게 그 시간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점쟁이들은 이 시간을 놓지지 않고 사전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린다. 따듯하게 대해주는 그분께 감사한 대부분의  손님들은 하지 말라고 해도 중요한 상담 내용을 줄줄줄 읊어댄다. 그리고 상담 장소에 가서 본인 얘기한 것을 토대로 말하는 점쟁이의 높은 식견에 감탄한다. 심할 땐 부적과 수천만 원짜리 굿까지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가짜다.


마지막으로 나의 경험이 가르쳐준 중요한 비밀 한 가지를 밝히려 한다.


바로 누군가로부터 "용한 점집"이 있다는 정보가 과연 진짜인가?를 판단하는 방법이 있다.

이것은 발로 10여 년간 수천만 원 쓰고 직접 전국을 발로 뛰어다니며 얻은 피와 땀의 결실이자. 열매이다.

왜 이렇게 거창하게 얘기하겠는가?

그렇다 내 돈 내고 얻은 결론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얘기이니 메모를 해서라도 기억하고 점 보러 가시길 빈다.


"진짜 용한 점집이다"라고 소문난 곳은 대부분 래에 대해서 귀에 쓰고 나쁜 소리를 하지 않는다. 그저 달콤하고 달달한 이야기만을 쏟아낸다.

거의 모든 사람에게!!!

 

예를 들어 몇십억, 몇백억을 곧 벌게 될 거란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세상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과거를 맞추었든 맞추지 못했든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더 많은 희망찬 미래를 꿈꾸며 그것이 맞았으면 좋겠다란  생각에 그의 신도가 된다. 그리고 과한 욕망이 확신이 되어 수십수백 명에게 "용한 점쟁이"가 있다!!!라는 소문을 일 년 삼백육십오일 전파한다. 하지만 착각하지 말자 열 명의 손님 중에 진짜 최악의 사주를 가몇몇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손님에게 같은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절대 나쁜 이야기는 삼간다. 이것이 그들의 영업 노하우이다. 나 또한 그렇게 소개받고 방문해 본 결과 액수만 달랐지 거의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그곳을 소개한 사람의 반응을 아는가?


"네가? 그렇데?" 거기 맞아? 내가 얘기한데??? 두세 번 확인하던 그는 결국 혼잣말로 이렇게 혼잣말을 했다. "용했는데..."


"좋은 시절 다 지나갔고 더 이상은 좋은 일 없을 듯 하니. 이젠 욕심 내려놓고 건강 챙기며 유유자적 사세요."


나이가 젊으나 많으나 손님에게 솔직하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점쟁이가 있다면 사실 이게 진짜다.


하지만 이런 점집은 진짜라고 하더라도 절대 "용한 점집"소리를 듣지 못한다. 기가 막히게 맞추더라도 그 누구도 그 점집이 "용하다"라고 소문내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엄청난 행운이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를 듣지 못해서이고

좋은시절이 "지나갔다" 라는 것을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으며

지금의 생활이 극적인 반전없이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숨쉬고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것을!!!


 "진짜 1"


매일 이어지던 나의 점집 순례는 진전이 없었다. 구체적으로 진짜를 확인하려 하면 피하거나 화내거나 둘 중의 하나였고, 일단 조상의 한을 풀어 줘야 한다-굿-천만 원, 잘되게 초를 올려 주겠다-양초 하나 50만 원, 액운을 막아주고 복이 오는 글자 하나 가지고 다녀야 한다- 부적 30만 원. 공식이었다.

신을 모시지 못한 게 한이었고 점치는 걸 배우지 못한 게 억울했다. 경제 법칙상 내가 아는 최고의 사업이었기 때문이었다. 제대로 된 신 한번 오시라고 기도를 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들은 나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던 중 신기한 점집 이야기를 들었다. 일단 간판이 있기는 한데 이름 석자만 쓰여있다. 아는 사람들만 아는데 새벽 세시부터 줄 서서 기다리다 그날 예약을 선착순으로 써놓아야 하고 그냥 가면 그 예약한 사람이 펑크 난 경우에만 한 명씩 볼 수 있는데 기약할 수 없다는 거다. 여기 까지만 얘기해도 아는 사람들은 알거라 생각한다. 맞다. 서울 잠실 방이동 유명한 그 보살이다. 지금은 그때처럼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은 아닌 듯하다. 앞에서 말했던 점치는 총량의 법칙이 적용된 것 같기도 하고... 십 년 전 그때는 달랐다. 구체적이며 확고했고 처음으로 나에게 이건 먼가 있다 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경험이었다. 나만 아는 그 무엇인가를 처음 보는 사람의 입에서 들었을 때의 그 경이로움은 점점 지쳐가던 나에게 다시 일어서서

그 멋지지도 않은 답사를 이어갈 수 있는 힘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날 이야기를 해보자.

친한 동생과 서울 나들이 겸 일을 보기 위해 서울로 향하던 차 안에서 그 보살 이야기가 나왔고 워낙 예약하거나 보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직접 상담받는 것을 포기하고 있었는데 그 친한 동생의 성격이 워낙 남자다운지라 그냥 포기하려는 나에게 한번 가보자! 가서 안되면 오면 되지 않겠는가라고 되지도 않을 제안을 했다. 점집 순례를 해오던 나는 예약 않고 갔다가 우습지도 않다는 듯 매몰차게 거절당했던 아픈 기억들이 앞섰다.  마치 학창 시절 예쁜 여학생 연락처를 알아내려 뒤꽁무니 살살 따라다니다 죽을힘을 다해 말을 건 순간 단칼에 거절당했던 아픔이 샘솟듯 의지가 꺾여있었다. 안될 거야...

하지만 동생은 달랐다. 형! 구경 가보자. 그 한마디였다. 그 길로 그곳으로 갔고 쌀포대 쌓인 오래된 모노륨 장판 깔린 그곳 대기실에 이미 예약을 마친 아주머니들 사이에 엉덩이를 붙이고 그냥 기다리기 시작했다.

십여 년째 단골이라는 한 아주머니는 자신은 이미 예약이 되어있고, 이렇게 와서는 절대 볼 수 없으며 포기하고 집에 가라는 아주 의기양양하면서도 그리 친절하지 않은 듣고 싶지도 않았던 이야기를 십여 분간

앵무새처럼 해주고 있었다.


딱 한 시간 즈음이었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

바람 쐴 겸 밖으로 나가 그 미닫이 알루미늄 샤시문 바로 앞에 서있던 둘은 인상 좋은 할머니 한분이 화장실을 가기 위해 나오는 것을 봤다. 그분이었다. 그냥 딱 보면 알았다. 그분이었다.

왜 그랬을까? 동생과 나는 합창을 하듯 지금 생각해도 이상하리 만큼 큰소리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그리고는 동생이 한마디 덧붙였다.

대전서 왔어요! 예약 안 하고요 아이고 인상 좋으시네요!!!


멈칫하는 그분을 봤다. 무언가 생각에 잠기는 그분의 눈빛도 함께.


문밖 오른쪽 작은 골목으로 화장실을 다녀오던 그분께서 샤시문을 열고 소리 지르는 것을 똑똑히 들었다.


저밖에 건장한 총각 둘 들여보내!


건. 장. 한. 총. 각

사실은 40이 넘은 유부남 둘이었으나 그 사실을 얘기하기엔 그냥 발길을 돌려야 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감히 사실을 이야기하지 못했다.


동생과 나는 이 기적과 같은 상황을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하루 종일 중년 이상의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을 상대하며 음양의 조화가 맞지 않았나 보다.

가서 건장한 총각의 기운을 넣어 드리자!

그분의 생각이 아니라 동생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었다.  


그렇게 상담을 받게 되었다. 나와 아내와 아들의 생년월일 그리고 이름. 작은 갱지에 쓰인 종이 한 장 달랑 들고 앞에 앉으니 물끄러미 나와 사주 종이를 번갈아 바라보던 그분이 손가락 마디로 운지법을 이용하여 무언가 중얼거린다. 아하! 신점과 비법 공부를 함께 하신 분이구나. 보통 이런 분들의 점사는 굉장히 광범위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몇 살부터 몇 살은 어떻고~~ 몇 살에 결혼~ 몇 살에~초상 몇 살에 관재수~ 몇 살에 대운~

한때 이름 날렸던 전주의 **보살 할머니와 아주 비슷했다. 이럴 경우 구체적인 사안이나 궁금증을 해결하기엔 부족한 경우가 많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분은 내가 봤던 그 어느 점쟁이보다 강한 어조로 이렇게 첫마디를 했다. 그리고 나는 이분은 진짜다!라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해외 어디야?" 마누라가 해외에 나가 있네.

 안 나가려 하지 마 거기서 살게 될 거야. 나중에 한국 들어오면 돼!


"아들이 1등을 안놓네. 계속 잘할 거야!"


외국에 인연이 있다든지 해외운이 있네 정도라면 그런가 보네 잘 보네 이렇게 생각했을 거다.

아들이 공부 잘하겠네 정도라면 잘 보네 이렇게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나를 잘 알고 있는 집안 어른처럼 혹은

마치 출입국 관리 기록을 살펴보고 아이 학교 성적표를 보고 이야기하는 사람처럼 단정 지어 이야기했다.

기러기 생활 1년 차 어떻게 해서라도 한국서 자리 잡아보려 버둥거리던 그때였다


먼. 가. 있. 다.


그렇지 않아? 가 아닌 그렇잖아!라고 말하는 점쟁이의 한마디에 나는 얼어붙고 말았다.

그때였다 진짜를 보고 싶다. 더 진짜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이 들던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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