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50대 간호조무사에게 하는 현실적 조언
저는 올해 만 36살이며, 2004년에 처음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2022년 4월까지 15년간 간호조무사로서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간호조무사 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대부분 20대이신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취업반으로 공부하기 시작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40대, 50대 분들이 간호조무사 공부를 하고 취업을 하려고 시도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간호조무사를 공부하던 때도 40대이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비교적 자격증 취득이 어렵지 않은 편이고, 한번 취업하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 결혼과 임신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분들이 다시 취업하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경우 아무래도 20대이신 분들보다는 공부하시는 게 힘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늦게 공부하시는 분들이 사실 더 열정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들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힘들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시기 때문에 그만큼 열정을 가지고 공부에 임하시고 따라서 공부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습은 아무래도 나이가 많으신 분의 경우 조금 힘드실 수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간호조무사는 의사, 한의사의 지시뿐만 아니라 간호사의 지시도 받으며 일하게 됩니다. 따라서 비교적 큰 병원에 실습을 나가게 되면 20대의 간호사 선생님들과 그 병원에 실제 근무 중이신 간호조무사 선생님들의 지시에 따라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일을 지시하는 간호사 선생님도 실습생으로 나가신 분도 서로 어색한 경우가 있습니다. 당연히 '일'이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을 슬기롭게 잘 해나 가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간호사 선생님이 아닌 '나보다 어린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대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실습뿐만 아니라 실제로 취업에 나가셔서도 힘든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생님'이라는 호칭과 존칭은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배우는 입장으로 가는 곳이니까요.
제가 2022년 4월을 마지막으로 퇴사를 할 때 제 후임으로 뽑히신 분은 올해 40살의 아기 엄마셨습니다. 사실 원장님께서도 처음에는 일을 지시함에 있어서 20대나 30대이신 간호조무사가 편할 거 같다는 생각에 그 나이대의 지원자분들을 위주로 면접을 보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40대, 50대 지원자 분들이 정말 많았고, 원장님 연세가 60대이셨기 때문에 50대는 조금 부담스럽다고 말씀하셔서 20대부터 40대 분들까지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다양한 분들이 면접을 보러 오셨습니다. 40대 후반에 요가복을 입고 면접을 보러 오신 분도 계셨고, 40대 후반에 면접 보러 오는 시간이 마음에 안 든다고 시간을 변경해달라고 하시더니 변경한 시간에도 나타나지 않으셨던 분도 계셨고, 문자로 다른 곳에서 일하는 중이니 퇴근 후에 면접을 볼 수 있게 해 달며 면접에 붙으면 지금 하는 일 바로 관두고 가겠다는 20대 간호조무사님도 계셨습니다. 더 다양한 분들이 계셨지만 그 많은 분들 중에 내 후임으로 뽑히신 40대 간호조무사 선생님은 처음 인상부터 좋으셨습니다. 잘 웃으시는 분이셨고, 정장까지는 아니었지만 깔끔한 복장에 예의를 지켜주신 분이셨답니다. 그래서 간호조무사 경력이 전혀 없으신 분이셨지만 취업하실 수 있었고요.
작은 동네 병원에 무슨 예의까지 신경 써야 하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수 있지만, 면접이 아니라 우리가 누군가를 처음 만나러 가는 자리에서도 본인이 잘 보여야 하는 곳이라면 옷차림도 행동도 예의 바르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개성을 나타내는 것도 좋고 멋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을 때 만나는 간호사 선생님들이 화려한 화장에 화려한 보석으로 치장하신 분이시라면 조금 대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그처럼 병원에 면접을 오시는 분들도 단정하고 상냥한 사람, 성실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시는 분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경력이 없으시면 차라리 본인의 사연을 자세히 적으시거나 열심히 일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본 많은 이력서들 중에서 저도 원장님께서도 이 사람들은 아닌 거 같다고 거른 분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짧게 일한 경력을 쭉 나열해 놓은 분들이십니다. 어디서 몇 개월, 어디서 몇 개월, 어디서 1년, 또 어디서 1년, 2년 이런 경력은 다 적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딜 가나 잠시 일하다 말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게 되니까요. 차라리 그나마 가장 길게 일한 곳 경력만 간단하게 적어 넣으시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간호조무사 보수교육을 받기 위해 간호조무사 교육장에 갔을 때 그곳에서 가장 연세가 많으셨던 간호조무사 선생님이 65세셨습니다. 그 연세에도 현역으로 일하고 계시는 게 참으로 대단하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제가 일하던 곳의 원장님처럼 보통 50대 간호조무사님들을 채용하는 것은 꺼려하시는 경우가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원장님께서 더 젊으신 분이시라면 경력이 없는 40대 50대분을 채용하는 것이 더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20대 30대라고 무조건 채용이 유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40대 50대이신 분들은 간호조무사로의 경력은 없으실 수 있지만 가족들을 돌보며 쌓은 그 내공이 어마어마하신 경우가 많으시니까요. 그리고 미혼이시더라도 그만큼 다양한 경험이 있고, 그런 경험을 살려 열심히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어필하고 여러 곳에 면접을 보려고 도전하다 보면 꼭 성공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0대인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린다는 게 신비성이 없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지만 제가 14년간 한의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을 하고 많은 어르신들을 뵈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글을 남겨봅니다. 해보고 싶으시다면 꼭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15년 차 간호조무사가 병의원에 취업 준비하려는 분들에게 전하는 말
'간호조무사'가 되려면? 15년 차 간호조무사의 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