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로 땅으로 기었어요 밖으로 밖으로 사라져 사라져
난 이제 모든 선명함으로부터 벗어나 안경 벗어던지고 숲으로 숲으로 흐려지는 것들아 녹아내리도록 흐믈거려라 곧게 뻗은 철로도 여름철 아지랑이 구부러져 기차는 언제나 탈선가능성 품은 채 구부러진 철로를 달린다 우린 그 안에 누워 편안히 누워 잠을 청한다 당신은 덜컹거리고 이내 잠시 반쯤 뜬 눈으로 가까워지는 산맥을 보며 이건 꼭 직선으로 향하는게 아니야 깨어나면 당신은 그곳이 진정 어딘지 알 수 없다 나사 하나 빠진 단 하나의 끊어진 철로를 지나 천당으로 아직 대지에 잎사귀가 볼을 스치고 초록과 검정이 섞인 이곳에서 조용히 줄기를 뻗고 흐느적 걸음마다 뿌리내려 나를 정박한다 나는 박제가 된다 이제 나는 박제된다
돌고돌아 다시 돌아온 곳엔 멀리서부터 쌍안경으로 행로 따라오며 걸음 리듬 스스로 만들며 아주 작게만 비틀어도 멀리 빗나가버리는 시선 당신은 집중 잃지않고 지켜보고 있다 손에선 천리 밖에서도 그 향 알 수 있다는 주황과일 연신 까먹은 오늘 아침에 비타민 몸소 받아들이려던 몸에게 일종의 미안함과 일말의 배신감 여전히 쌍안경을 들여다본다
그날 동해바다에 갔던 것은 바위덩어리 아랠 샅샅이 뒤져내어 가끔 커다란 돌덩이 순간적으로 뒤집으면 흐물거리는 바위색의 문어 한 마리 잡으려
머리 턱 하니 잡고 나도 잘 알고 있다 당신은 섬세한 감정의 소유자라는 걸 대신 품에 당신을 지고 그것도 델몬트 병 딱 들어맞는 오돌토돌 잡고서 여의도 한복판 아스팔트 위에 당신을 올려두기 위해서다 당신은 위험하지 않다 그 위를 샅샅이 기어 햇빛 한 줌 쐬지 않고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해주겠다 당신은 달리기만하면 된다 미안하지만 여름이 시작되었다 차마 예상하지 못했다 아스팔트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당신은 바위를 잘못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