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숨을 쉬고 있어요 목 부분에 조심스레 손가락을 대어보면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던 어린 시절 이불 속에서 한없이 발버둥치던 아이처럼 맥박은 여전히 뛰고 있답니다 가냘프게 이어지는 바이올린의 한 음 한 음 끊기지 않고 이어가는 게 핵심이었어요 그래요 알 수 없어요 그건 절대 알 수 없어요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머릿속에 절여지도록 돌리던 생각들은 빨래처럼 바싹 말라 다시 입을 수 있는 옷이 아니에요 이미 처음부터 구겨진 생각들은 허공을 떠돌며 아직 지상을 배회하는 영혼들처럼 여전히 연결되어 있다고 믿고 있어요 끝났어요 오래전 이미 끝났어요 그러니 그들을 하늘나라로 보내줘요 정겨운 손바닥 키스를 남기고 쿨하게 돌아서는 겁니다 아뇨 때론 단호하게 끊어버려야 해요
세상에 두 과학자가 있었어요 모든 물체는 서로 끌어당긴다던 사람과 밀어낸다던 사람 당신은 누구를 더 믿나요 아니 허공을 바라보지 말고 내 말을 들어요 방금 그 문장에 집중해요 끌어당김과 밀어냄 어떤 단어가 다가오고 어떤 단어가 멀어지나요 당신은 당신에게 찰싹 붙어 떨어지지 않는 죽은 낙엽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나요
자전거를 타고 내리막길을 달려갑니다 겨울의 초입 멀리서 꽤 오래 버틴 낙엽이 당신이 절대 닿을 수 없는 거리에서 평행선을 이루며 따라오고 있어요 당신은 눈이 마주칩니다 그러나 그를 계속해서 볼 수 있습니다 작고 가장자리가 떨어져 나가고 가냘프게 흩날리는 잎파리 어느 쪽에 마음이 기울죠 차가 더 필요하면 말씀하세요 물을 더 끓이고 있어요
거친 셔츠 깃이 하루 종일 목을 간지럽혔고 애써 움츠려보았지만 상처는 길어지고 깊어지고 번져갔습니다 마침내 선택한 것은 작은 마트에 몇 안 되게 배열된 레드 와인 한 병 캥거루가 그려진 라벨 한 뼘 더 가까이 유심히 바라보다가 배가 조금 더 부푼 까닭을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