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기쉼 Apr 05. 2024

갑자기 두 명이 나간다구요?

극한의 부서 이동



바람 잘 날이 없구나...





월요일 아침, 피곤한 마음으로 출근을 했는데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웅성웅성, 웅성웅성)




우리 팀 핵심 인력 두 분의 타 부서 발령이었다.

*우리 팀의 실질적인 팀장이다.






그 후..



한 주 동안 누가 그 업무를 대신할 것인가에 대해서

인수인계 피바람이 불었고…




(얼어붙은 분위기에서

‘니 일이냐, 내 일이냐’ 싸우는 소리..)





더욱 충격적인 건


두 분이 나가는 데,




새로 오는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인사발령 후, 타 부서에서도 심각한 반응들이 돌아왔다.




"OO팀 이제 어떡해...?"


"괜찮아...?"





... 망했다.










금요일 아침, 드디어 한 주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힘을 내어 출근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리님의 호출.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올 것이 왔구나."





결국 떠난 두 분의 일을 내가 떠맡게 될 거라는 강력한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슬픈 예감은 결코 틀리지 않는다.





업무분장 중에서


단 한 칸을 제외하고 모두 내 이름이 적혀있었다.






처음에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뭐라고 하지, 그냥 힘들다고 할까,


이렇게 비전 없는 곳에서 일하느니, 다른 곳을 가야 하나..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일은 일어났고,

지금은 대안이 없다.




우선은 해보고,

안되면 항의해 보고

그래도 안되면,




그때 그만두면 된다.




만약 내가 이 일을 감당하지 못하더라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패하면 퇴사,

해내면 레벨업이다.






이 선택의 결과가 어떻게 될까?

(사실 벌써 조금 후회가 되는 것 같다..)



한 달 뒤의 나에게 물음표를 띄워본다.







에필로그




우리 팀에 남은 팀장님과 대리님은

결국 아무런 업무도 가져가지 않았다.




내가 업무를 떠안은 것에 안도하는 것인지,

흡족해하는 것인지

다가와 한 마디 했다.




"그거, 별거 없어~ 그냥 하면 돼."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쉬운 거면 니가 하지 그랬냐"




매거진의 이전글 팀장님, 사과하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