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봄을 들여다 보았다

by 윤하루


녹색이 짙은 봄이었다


그래야만 했다


사람들은 꽃이 필 거라 말했고
햇살이 따뜻할 거라 믿었고
창문을 열어
환한 바람을 끌어들였다


그런데 나의 계절은
검게 번지고 있었다


피어날 줄 알았던 것은
꽃이 아니라


눌러 담았던 어두움
쌓아두었던 말들
삼킨 감정의 가시들


나는 눈을 뜨지 못한 채로
그 봄을 들여다보았다


햇빛 아래 가장 선명해지는 것은
언제나


숨기고 싶던 나였다


그 봄은 결국
나를 꺼내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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