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존재

by 윤하루

이 세계에는 내가 없다
나 아닌 모든 것들이
무탈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름이 불리지 않아도
누구 하나 이상해하지 않았고


나의 존재가 연기처럼
천천히 사라지고 있을 때조차


시간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제 갈 길을 갔다


나는 여기에 있었지만
아무도 기억하려고 하지 않았다
아무도 모르게
나는 이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았다


한때는 존재했던 증거들,
다 지워진 뒤에도
나는 조용히 외치고 있었다


"여기,

누군가 있었던 흔적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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