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에는 내가 없다 나 아닌 모든 것들이 무탈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름이 불리지 않아도 누구 하나 이상해하지 않았고
나의 존재가 연기처럼 천천히 사라지고 있을 때조차
시간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제 갈 길을 갔다
나는 여기에 있었지만 아무도 기억하려고 하지 않았다 아무도 모르게 나는 이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았다
한때는 존재했던 증거들, 다 지워진 뒤에도 나는 조용히 외치고 있었다
"여기,
누군가 있었던 흔적이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