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시간은 늘 애매하다.
주문이 없는 시간이 20분쯤 이어졌다.
가게 안은 조용했고, 기계 소리만 일정하게 들렸다.
의자는 다 차 있지 않았고, 그렇다고 텅 빈 것도 아니었다.
괜히 더 손볼 곳이 없는지 바 안을 한 번 더 훑어봤다.
요즘은 조금 바빴다.
지난 2주 동안은 주문이 끊기지 않았고,
손이 먼저 반응할 만큼 몸이 움직였다.
그래서인지 이 짧은 공백이 더 길게 느껴졌다.
첫 주문 전의 시간은 늘 애매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지는 않다. 괜히 시계를 보게 되고,
문 쪽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된다.
머신은 이미 예열을 마쳤고, 컵도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오늘 쓸 원두도 열어두었다. 할 일은 다 끝났는데,
기다리는 일만 남아 있었다.
예전에는 이런 시간이 불안했다.‘오늘은 안 되려나’ 같은 생각이 생각보다 쉽게 고개를 들었다. 요즘은 거기까지는 가지 않는다. 다만 공기가 조금 낯설다.
20분이 지나고 첫 주문이 들어왔다.
특별할 것 없는 메뉴였다. 주문을 받고, 커피를 내리는 사이
그 공기는 자연스럽게 흩어졌다.
아무 일 없던 20분이었다.
그래서인지, 조금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