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내가 갑자기 입원하게 되면서 내 하루는
순식간에 바빠졌다.
배가 아프다고만 하던 아내는 동네 병원에서
담낭염 진단을 받았고, 바로 종합병원으로 가라는
말을 들었다. 검사와 다음 날 수술 일정이 잡히자
마음이 계속 급했다.
금요일 저녁, 병원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 전해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는 하루 종일 혼자 있었다.
늦은 저녁을 함께 먹으며 나는 말했다.
“아빠, 내일 일 다녀올게.”
그러자 아이가 작게 목소리를 높였다.
“같이 가면 안 돼?”
혼자 있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으면서도, 갑자기 함께
출근한다고 하니 살짝 당황했다.
그래도 아이가 벌떡 일어나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
아이와 함께 차에 올라 가게로 향했다.
집에서 간단히 싸 온 아침, 챙겨 온 떡과 함께 먹었다.
달달한 떡과 우유가 맛있다며 아이가 좋아했다.
평소와 달리 조금 여유로운 아침 풍경이 낯설면서도
좋았다.
가게 문을 열고 물건을 정리하는 동안, 아이는 주변을
기웃거리며 컵 몇 개를 옮기거나 작은 일을
도와보았다.
자기는 알바생이라며 괜히 바쁘게 움직였지만, 그
모습만으로도 흐뭇했다.
단골손님 한 분이 아이를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사장님 따님이신가 봐요?”
나를 닮았다기엔 너무 예쁘다고 생각하며 잠시
웃었다.
열 살짜리 작은 알바생은 그날 오래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몇 시간 동안 함께한 시간은 꽤 선명하게
남았다.
혼자 장사하는 내 옆에, 잠시나마 함께 출근해 줄
사람이 있다는 걸 느낀 날이었다.
일을 마치고 다시 병원으로 갔다.
수술은 두 시간 정도 걸렸고, 다행히 잘 끝났다고 했다.
아내는 월요일에 퇴원했다.
돌이켜보면 아주 큰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토요일은, 가게보다 가족을 먼저 떠올린
날이자, 평소와 다른 작은 동료와 함께한 날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