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 일찍 가게 문을 연다.
일곱 시에는 문을 열어야 해서 늘 먼저 집을 나선다.
아내는 서울로 출근한다.
그래서 우리 집의 아침은 늘 조금 빠르다.
지금은 겨울방학이다.
아이는 혼자 집에 있다.
혼자 일어나 밥을 챙겨 먹고, 학원에 간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지만,
이제는 꽤 익숙해진 얼굴로 하루를 시작한다.
어제는 옆집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
아침부터 쿵쿵거리는 소리가 났고,
아이는 혼자 있어서 조금 무서웠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미안하다는 말부터 해야 할지,
괜찮았다는 말을 먼저 들어야 할지 잠깐 고민했다.
그래도 아이는 그날도
혼자 밥을 먹고, 가방을 챙기고, 평소처럼 학원에 갔다.
나는 가게에서 커피를 내리며 그 소리를 떠올렸다.
집에는 CCTV가 있다.
퇴근하고 문을 열면 아이는 늘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 달려 나온다.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그때서야 알게 된다.
귀엽기도 하고, 괜히 마음이 한 번 더 머무는 순간이다.
어린이집 때도 그랬고,
유치원 때도 늘 제일 먼저 갔고 제일 늦게 나왔다.
우리는 일찍 등원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했고,
그게 자연스러운 선택이 됐다.
아이에게도, 우리에게도.
아이가 이 상황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쩔 수 없는 걸 받아들이는 건지, 그냥 익숙해진 건지.
다만 아이는 늘 말한다. 자기는 괜찮다고.
그 말을 들으면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고 나서 한참 뒤에야
그 말이 마음에 남아 있다는 걸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