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단짝,연우
연우 고모가 선물로 준 인형이 있다. 강아지를 닮은 인형인데, 이름은 블코다. 검은 코를 가졌다고 블코라고 지어줬다고 한다. 한결이가.
지금 연우의 단짝은 블코다. 아침에 눈을 뜨면 엄마, 아빠보다 블코의 코에 먼저 뽀뽀를 해준다. 그다음엔 토끼 인형, 홍우에게도 차례로 아침 인사를 돌린다.
아직 아빠한테는 뽀뽀를 잘해주는 편이다. 한결이 말로는 자기한테는 잘 안 해준다고 한다. 아빠는 볼 때마다 먼저 해달라고 조르는 편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직은.
오늘은 블코랑 같이 외출을 나왔다. 멋지게 차려입고, 블코를 품에 안고,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린다. 씩씩하게 건넌다. 벌써 의젓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우는 밝고 쨍한 색이 잘 어울린다. 뒤에서 보면 동글동글한 두상이 길쭉한 아빠보다는 엄마를 닮았다. 색감도, 두상도 엄마를 닮았다.
한 손엔 블코, 한 손엔 유모차 손잡이를 잡고 "저기"라고 말하며 앞을 가리킨다. 마을버스가 지나가면 "우와" 하고, 화물트럭이 지나가면 또 "우와" 한다. 눈이 반짝거린다.
오늘은 웬일로 걷겠다고 했다. 내려주니 블코를 유모차에 태우고 직접 밀기 시작한다. 옆에서 살짝 도와줬더니 짜증을 낸다. 잠깐 서운했다가, 이내 기특했다. 자기가 하겠다는 거니까.
"아빠가 도와줄까?"
듣고도 못 들은 척한다.
유튜브에서 봤는데, 아이는 10년도 안 돼서 부모에게서 독립을 한다고 한다. 지금은 손잡고 모래놀이 하러 가자고 하지만, 조금 있으면 친구가 더 좋아진다고. 아직 오지도 않은 일인데 벌써 서운하다.
얼마 전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 아들이 해병대 전역 후 출연한 방송을 우연히 봤다. 아버지 앞에서 큰절을 올리고 우렁차게 전역 신고를 하는 장면보다, 김구라가 아들한테 뽀뽀하자고 하는 장면이 더 오래 남았다.
다 큰 성인인데도, 아버지 눈에는 여전히 뽀뽀하고 싶은 아들이었던 거다.
연우가 더 크기 전에. 뽀뽀를 더 많이 받아둬야지.
연우의 예쁜 미소 사진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