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연우에게 놀이터는 어떤 세상일까.
연우는 요즘 놀이터에 재미가 들렸다. 엄마의 취향이 담긴 귀여운 모자를 쓰고 놀이터로 향하는 그 발걸음은 가볍다. 아직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불안한지, 손을 잡아달라 하거나 기어서 올라가곤 한다.
내 머릿속에 놀이터는 이제 선명하게 떠오르는 게 없다. 초등학생 때 정글짐을 오르던 아주 잠깐의 기억이 있을 뿐이다. 그래도 그 기억이 남아 있다는 건, 그때의 나에게도 놀이터가 꽤 설레는 곳이었나 보다.
놀이터에 도착한 연우는 미끄럼틀을 특히 좋아한다. 처음 가는 곳이나 낯선 공간에서는 혼자 가는 걸 조심스러워하지만, 스스로 올라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면 얼굴에 뿌듯함이 가득하다. 그 모습이 사랑스럽다.
계단을 올라가다 아빠를 한번 쳐다보고, 꼭대기에 도착하면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또 한번 쳐다본다. 아빠, 나 잘했죠? 처음 타는 빙글빙글 미끄럼틀은 눈이 동그래진 채 긴장하며 내려오지만, 두세 번 타고 나면 금세 웃으며 내려온다.
사실 연우가 좀 더 어릴 땐, 한결이가 예쁜 옷을 잘 안 입히는 것 같아 내심 서운했다. 옷도 사러 가자고, 당근 거래 그만하고 새 옷으로 사주자고 투정을 부린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너무 앞서갔던 것 같다. 한결이에겐 지금이 바로 그 시기였을 뿐인데.
그래서인지 요즘은 조금 더 여유롭게 바라보려 한다. 연우에게도, 한결이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