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 밖은 처음이라

홀로 서는 법을 배우는 시간

by 연우주

연우가 처음 어린이집에 간 날, 나는 회사에서도 내내 마음이 그쪽으로 향해 있었다. 잘 들어갔을까, 많이 울지는 않았을까.


어린이집은 우리에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마음 한구석엔 늘 물음표가 따라다녔다. 일곱 시간이나 되는 긴 시간을 부모 없이 잘 버틸 수 있을까.


엄마 품이 가장 절실한 시기에 낯선 곳에 맡기는 게 혹시 연우를 너무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아마 한결이는 매일 아침 현관문을 나서는 그 찰나마다, 미안함과 속상함이 뒤섞인 마음으로 가슴을 졸였을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며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고, 또 어떤 날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해맑게 웃으며 문을 나섰다. 매일 아침 한결이가 정성스럽게 입혀준 노랑, 빨강 화사한 옷. 제 몸뚱이만 한 등가방을 메고 아장아장 걷는 연우의 뒷모습.


언제 저렇게 컸나 싶어 한참을 바라보게 된다. 한결이가 그 작은 단추를 하나하나 채워주었을 아침이 눈에 선하다.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전, 연우는 나름의 의식을 치른다. 엄마 손을 꼭 잡고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천천히 돈다. 주차된 차들을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빠방이를 확인하는 일이 먼저다. 그 의식이 끝나야 비로소 어린이집 문 앞에 선다. 세상에 나가기 전, 자신만의 방식으로 용기를 채우는 것이다

요즘은 키즈노트라는 앱을 통해 연우의 일상을 만난다. 선생님의 글에 따르면, 12월생인 연우는 대여섯 달이나 빠른 친구들에 비해 활동량이 크진 않지만, 한참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조심스럽게 적응을 시작하는 아이라고 한다.


무언가에 한참을 몰두하던 연우만의 신중함이, 덩치 큰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을 탐색하는 힘이 되어주고 있는 것 같다. 남들보다 조금 더 깊게 세상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그 작은 입에서 새로운 단어가 튀어나오고 표현력이 늘어가는 것을 볼 때마다, 연우의 우주는 현관문 밖에서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단단하게 확장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퇴근한 엄마를 보자마자 "엄마!" 하고 힘차게 달려가 품에 안기는 연우.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아침에 현관문을 나서며 졸였던 한결이의 가슴도 비로소 펴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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