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보고 싶대요.

다정하고 싶은데

by 연우주

연우가 아빠 말을 잘 듣는 날이 있다. 아주 가끔.


연우는 아직 수국이 뭔지 모른다. 그냥 밖에 나가자고 하면 좋아라 손잡고 따라온다. 오늘은 연우랑 재밌게, 조금 더 친해지고 와야지. 그 다짐을 품고 현관문을 나섰다.


막상 밖에 나오니 막막하다.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재밌고 다정하게 들릴지 모르겠다.


"연우야, 이게 수국이야. 냄새 한번 맡아봐."


조심스럽게 코를 가져다 댄다. 그 모습에 괜히 마음이 부풀었다. 연우는 한동안 수국 앞에 멍하니 앉아 꽃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만져본다.


너무 귀여워서 수국보다 연우를 더 오래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 가지 않아 연우의 입에서 "엄마"가 나온다. 그 한 마디에 서운함이 차곡차곡 쌓인다.


아빠가 재미가 없나. 요즘 연우는 계단에 푹 빠져 있다.계단만 보이면 올라가자고 해서 힘들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닌데, 오늘만큼은 그 계단이 반가웠다.


계단 올라갈까? 대꾸가 없다. 싫다는 말조차 아깝다는 듯, 그냥 다른 곳을 바라본다. 공들인 제안이 허공에 떠돌다 사라졌다.


말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새 혼잣말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엄마의 언어와 아빠의 언어가 연우에게 다르게 들린다는 걸 안다. 그래서 더 다정하게 말하려 애쓴다. 그런데연우가 떼를 쓰는 순간,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진다. 뒤돌아서면 늘 후회다.

집에 돌아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장난감 놀이를 하다가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짜증을 내며 장난감을 던지길래 나도 모르게 화를 냈다. 오늘 하루 애써온 다정함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한결이는 "아직 아기니까 그렇지"라고 한다. 머리로는 안다. 아직 아기니까. 그런데 가슴이 따라가질 않는다.


연우야,아빠도 처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