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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길목에 선 Udemy를 만나다

8월 25일, AJ 미디어 루키즈 이지수의 기록

 한 달에 한 번, 온전히 당신만을 위한 시간이 ‘근무일 중에’ 제공되면 어떻겠는가? 이날 당신은 출근하지 않고 평소 관심 있던 분야의 강의를 들을 수도 있고, 매일 밤 피곤에 잠식되어 펼치려다가 포기한 책을 완독할 수도 있다. 너무 솔깃하지 않은가? 아마 입사욕구가 치솟을지도 모르겠다. 이 회사가 어딘지 궁금하다면 다음의 이야기를 잘 읽어보길 바란다.

 Udemy에 대해 들어보았는가? Udemy는 2010년에 만들어진 미국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약 20만 개의 온라인 동영상 강좌와 71만 명의 강사, 5,400만 명 이상의 수강생을 가진 상당히 큰 규모의 온라인 플랫폼이다. 언뜻 봐서는 타 온라인 교육 플랫폼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유데미만의 교육 철학과 그에 담긴 깊은 뜻을 이해한다면 어느 누구도 단순히 이 기업을 그냥 지나칠 순 없을 것이다.


# “Anyone can learn anything. Anyone can teach anything.”


 Udemy의 철학이 단연 돋보이는 로고이다. 배움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세상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배움과 나눔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 유데미가 추구하는 가치이다. 유데미의 창립자 에렌 발리는 선생님 한 분이 5개의 반을 동시에 가르치는 터키의 시골 마을에서 학교를 다녔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서 자란 그는 새로운 세대의 아이들이 이런 어려움을 더 이상 겪지 않길 바랐다. 이후 그는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하였고, 양질의 교육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제공하자는 생각 하에 26살 때 U+academy라는 뜻으로 유데미를 창업했다.

 세상에는 다양한 교육 플랫폼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수많은 검증과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런 엄격한 과정을 통해 선발된 자만이 가르침에 참여할 수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전문가에게서만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가? 우리는 책 한 구절, 때로는 친구의 말 한마디에 깊은 깨달음을 얻고는 한다. 누군가가 습관처럼 하는 운동 루틴이 운동 초린이에게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고, 누군가가 아무렇지 않게 해 먹는 요리 레시피가  수많은 자취생들의 한 끼를 책임질 수 있다.

 세상에는 1등만 필요한 건 아니다.


유데미는 이 포인트에 집중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강사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온라인 클래스 개설을 통해 강좌의 공유성을 높이며 유데미는 배움과 나눔의 주체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 Udemy가 추구하는 것


유데미의 핵심 가치는 크게 5가지이다.

1) Earnestly Authentic

진짜배기가 되어라.

2) Individually Humble Collectively Proud

개인으로서 겸손하되, 집단으로서 자부심을 가져라.

3) Always learning

항상 배워라.

4) Courageously Experimental

용기를 가지고 실험하라.

5) Result driven

결과를 만들어내라.


 혁신을 가져오는 것은 아주 작은 아이디어다. 어떤 아이디어도 처음부터 거창하고 정교하며 완벽하지 않다. 영감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이 되며, 여러 실패를 겪은 후 얻은 깨달음이 때로는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Udemy는 모든 성공의 단초가 되는 작은 starting point를 존중한다. 도전의 결과에 대해 단정 짓지 않으며 조직에 맞게 개인을 바꾸려 하지도 않는다. 그 사람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게서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을 발전시켜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낸다.


# Udemy의 매력에 퐁당


 도입부에 언급한 것은 실제로 Udemy가 제공하고 있는 Uday이다. 유데미는 한 달에 한 번 금요일, 직원들에게 Uday를 선사한다. 이 날 Udemy의 직원들은 Udemy에 올라오는 흥미로운 강의를 듣거나 평소 가지 못했던 여행을 다녀오는 등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사실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봤을 때 이런 Uday의 제공은 회사에게 그다지 득이 되지 않아 보인다. 회사에 나와 하루종일 근무를 해도 모자랄 판에 자유롭게 놀라고 시간을 제공해준다고?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유데미의 철학과 핵심 가치를 알고 나니 그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었다. 유데미는 정형화된 경험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것을 했는지를 불문하고 각각의 경험을 통해 이끌어낼 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유데미의 개방성과 포용성이 교육에 있어서의 장벽을 허물고 새로운 구조를 창출해낼 수 있었다. 실제로 유데미 내에서의 강사 - 수강생 관계는 상호 협력적이라고 한다. 또한 유데미를 통해 강의를 들은 학생이 다시 유데미 강사로 변신하여 강좌를 개최하는 등 유데미를 통해 학습의 경계가 무궁무진하게 확장되고 선순환 구조가 창출되고 있는 것이다.


# 앞으로 Udemy의 발전을 위하여


 지금까지 유데미의 좋은 점만을 언급했지만 어느 기업이든 당면한 과제는 있기 마련이다. 첫 번째는 자막 문제다. 유데미가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에게 강좌를 제공하고 또 그 강의 내용이 잘 전달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언어의 자막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아웃소싱, 크라우드소싱, AI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을 찾아보고 있지만 용량 문제나 단가 문제 등 여러 상황들을 고려할 때 수십 개국의 언어 자막을 확보하는 게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닐 듯 보인다. 강좌의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한 강의 품질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유데미의 개방적 교육관에 따라 이 역시도 시장의 원리에 맡겨지고 있으나, 인종차별적이거나 폭력적 내용 등을 내포하는 콘텐츠에 대한 필터링은 결코.


 현재는 AI가 필터링한 후 사람들이 한번 더 확인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긴 하나, 수많은 영상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빈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다양한 분야에서의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갈 때, 유데미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더 잘 실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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