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서 느낀 점

낯선 나라에서 이방인으로

by 나디아

난 새로운 세계를 갈망했다. 가보지 않은 길을 동경하듯 익숙함에서 벗어나 경험해보지 못한 곳에 도달하는 그 길의 여정을 한없이 갈망했다. 한국에서 물론 순간순간 행복한 적은 정말 많았지만 그 행복이 완전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소위 말하는 이십 대의 삶과 난 동떨어져 있다고 느꼈었다. 행복했지만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이 내 주위를 아른거렸다. 어릴 때 내가 꿈꿔왔던 삶, 바라 왔던 어른으로서의 삶이 과연 이거였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때마다 마음속에서 웅얼거리는 형체를 알 수 없는 끝없는 물음이 나를 잡아당겼고 가끔은 심연 속에서 계속 서성일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 오면, 그토록 갈망하던 타지에 오면 그곳에만 흠뻑 젖어들 거 같았다. 오직 그곳에서만 배울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들, 완전히 새로운 것들을 체화해올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낯선 땅을 밟는 순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어쩌면 내가 가볍게 지나갔던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에만 있는 소중함을 비로소 깨달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출국 하루 전 내 손에 쥐어진 여러 편지들, 오늘 다시 읽었다. 꾹꾹 눌러쓴 편지에는 ‘나’라는 사람에 대한 묘사가 넘쳐났다. 제삼자의 눈으로 본 나를 마주하는 것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다. 가끔은 그들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싶다


나는 모든 것에 의미를 찾는 사람이다 아니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다. 날 아는 사람들은 이걸 강점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나만 아는 이야기가 있다. 의미를 어떻게든 찾아내는 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법이다. 어쩌면 자기 합리화일 수도 있다. 내가 한 선택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후회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내가 내린 결정에 조금이라도 결함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무너질걸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그게 나의 동력이다. 강한 채찍질이기도 하다.


교환 오기 전 나는 생각이 많았다. 그저 놀러 가는 게 내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뭔가를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무겁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설레기도 한다. 계속해서 what’s next 물으며 몰아붙이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그걸 해내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며칠이 지난 미국에서의 삶은 여유롭다. 모든 것이 새롭고 외국인 시점이 된 나로서는 모든 것이 아름답다. 순간순간을 천천히 음미하고 싶다. 눈치 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다. 나 스스로 더 강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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