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과 백, 선과 악, 낮과 밤.
내 세상은 이렇게 두 가지만 존재했었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
습관처럼 무엇이든 이분법적으로 나누었다.
그래서 어느 집단을 가든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을 나누었다.
나에게 중간이란 존재하지 않았고, 가족도 예외는 아니었다.
엄마 싫어. 아빠 좋아.
이 생각은 뿌리깊게 박혀서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마음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내가 좋아하는 대상이 사라진다면? 당연히 슬플 것이다.
내가 싫어하는 대상이 사라진다면? 그건.... 좋을까?
일단 기분이 이상할 것 같다.
처음엔 어쩔 줄을 몰라하지 않을까.
그렇게까지 미워할 것(사람)이었나.
어쩐지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다가 이내 깨달을 것 같다.
무언가를 미워하는 것 또한 마음이 동하는 일이었구나.
그렇다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지 말자.
좋아하는 마음에 나를 다 쏟고,
미워하는 마음을 비워내자.
증오와 질투 대신 그 공간을
애정과 연민으로 채워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