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혀두었던 글을 꺼낼 때가 되었다.
오늘은 조금 긴 이야기이자 일기가 될 것 같다.
말로만 듣던 공황이라는 것이 나에게 생겨버렸다.
첫 번째 사건은 네일샵이었디.
나는 다른 이들에 비해 손톱이 얇고 약한 편이다.
그래서 20대 초반에 젤네일 제거를 받다가
손톱에 작은 구멍이 생긴 적이 있었다.
2주 정도 물에 닿기만 해도 쓰라릴 정도로 아팠고
몇 년 동안은 젤네일을 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 젤네일을 시작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것이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것인지
불안함이 내 몸을 덮쳐왔다.
다 끝났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몸이 의자 밑으로 떨어졌고
호흡이 가빠졌다. 아까부터 옥죄오던 가슴이 무언가에 막힌 것처럼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나는 근처에 있던 화장실로 들어가
변기에 머리를 박았다. 날 담당했던 직원분도 따라나와서 내 등을
두드려 주었는데 딱히 효과는 없었다.
그로부터 10분 뒤, 서서히 괜찮아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네일샵에는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두 번쩨
이번엔 버스 안이었다.
혼자 영화를 보러 이동하고 있는데
또 그 느낌이 왔다.
지금 당장이라도 뭘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은 느낌.
이렇게 죽으면 어떡하지하는 두려움.
숨이 가빠짐과 동시에 그냥 내려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겨우 내릴 정류장에 다다라서 뛰쳐나오듯이 내렸다.
아무 밥집에 들어가서 따끈한 국물 요리를 시켜 허겁지겁 먹었다.
세 번째는 전철 안이었다.
회사에서부터 두통이 있긴 했는데
이렇게 계속될 줄은 몰랐다.
전철까지 걸어가는 길에서 식은 땀이 계속 맺혔다.
가까스로 전철에 오르긴 했지만
숨이 쉬어지지 않기를 몇 번 반복하다가
불안함이 최고조에 이르고 나서, 조금씩 괜찮아졌다.
동시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두달 동안 벌써 이번이 3번째인데
계속 이렇게 살아야되는 건가.
갑자기 나한테 이런 일이 왜 생긴 거지.
답을 찾을 수 없는 물음표들만 늘어갔다.
결국 세 번째 증상 이후로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정신과를 찾았다.
처음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으나 병원을 가지 않으면
정말 내가 어떻게 되어버릴 것 같았다.
선생님은 내 증상을 듣더니 공황장애라는 병명을 내려주셨다.
타인의 입에서 확인 받으니 오히려 미지에서 오던 불안이 조금 나아졌다.
그리고 약을 처방해주며 건넨 선생님의 말이, 큰 위로가 되었다.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미칠 것 같은 느낌이 들어도
실제로 절대 죽거나 미치지 않으니까 안심하세요."
아직 치료는 진행 중이다.
약을 먹으면 꽤 많이 나아진다는 말을 믿고 있는데,
무언가 또 일이 생긴다면 새로 글을 업데이트하겠다.
그럴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 여기까지가 지난 여름 8월달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얼마 전 2월, 전철에서 다시 한번 공황이 왔다.
너무 오랜만에 든 느낌이지만 똑같이 메스껍고, 싫었다.
완치는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