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다를 것 없던 어느 하루,
전철 옆 자리에 앉아있던 사람이 꾸벅꾸벅
몇 번이나 선을 넘다가 결국 내게 몸을 기댔다.
예전 같았으면 순간적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어깨를 한번 들썩이거나, 몸을 앞으로 빼는 등
어떤 액션이라도 취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어쩐지 가만히 있고 싶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기댈 정도로 이분도 피곤한 하루를 보냈구나,
나도 언젠가 이런 날이 있었겠지.
그럴 때 누군가 어깨를 잠시 빌려준다면 정말 고마울테니.
...라는 감성적인 생각도 드는 한편, 현실적인 말을 덧붙이자면
이러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전철로 출퇴근하며 느꼈다.
그래서 일종의 해탈이라고 해야되나.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나는 이러한 분들을 예외적 인간이라고 칭한다.
이어폰을 꽂지 않고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
사람이 많은데도 꿋꿋이 배낭을 뒤로 매고 있는 사람
굳이 지인과 크게 얘기하는 사람
사회의 암묵적인-사실은 명백한- 룰에서 벗어나는 것들이다.
초반엔 몇 번 째려보고, 헛기침을 하기도 하며 주의를 줄 때도 있었는데
씨알도 먹히지 않는 것을 보고 체념했다.
세상은 온통 예외 투성이이기 때문에
그냥 모두를 예외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도 누군가한텐 예외로 받아들여지는 날도 있었겠지 뭐.
몰라 그만 생각해.
이것이 만원 전철에서 하루 4시간을 살아가는,
나의 기분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