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시작

모든 것은 변한다.

by 자달매

한 해가 지나갔다. 나는 작년 한 해 동안 계획한 바를 이룬 것도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뿌듯함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작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 한 해는 어떤 마음으로 준비해 볼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매체로 석가모니와 수보리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바람대로 흐르지 않는다. 영원한 건 없으며 원하던 원하지 않건 모든 건 변한다. 아름답게 피는 꽃. 오랜 역사를 머금은 건축물과 기물들. 영원한 강대국으로 남았을 것 같은 로마제국. 세계 최고의 기업들. 그리고 영원할 것만 같은 사람의 마음마저도.

모든 것은 유한하다. 그 무언가에 마음을 두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담아둔 마음이 영원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바람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불행은 시작되기도 한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보다 더욱 절망에 빠질 것이다.

인생은 우리 모두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들 또한 한계점은 존재하며 유한함을 이겨낼 수 없는 필멸자일 뿐이다. 그러므로 겸손해야만 하는 이유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을 쉬이 받아들인다가는 자칫 허무주의에 빠질 수 있다. 어차피 사라지고 바뀌고 변할 것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모든 건 의미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허무주의를 극복하려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석가모니와 그 제자 수보리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 보았다. 수보리가 공에 대해 공부하고 있었다. 모든 것은 변한다. 이 세상에 살아있는 재화, 생각, 마음, 생명은 변한다는 것을. 요약하자면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고 했다. 수행 중이던 수보리는 모든 것들이 변한다는 생각에 허무주의에 빠졌다고 한다. 식음을 전폐하고 눈에는 총기를 잃었으며 삶의 의욕이 없어 보일만큼 큰 낙담을 하면서 지냈다고 하는데.

그러던 중 동료 승려가 이를 알아채고 석가모니에게 직접 문답하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석가모니는 수보리의 질문을 듣고 나서 흐르는 강물을 일컬으며 말씀하셨다. 저 흐르는 강물에 물이 보이느냐. "보입니다." 그럼 저 흐르는 강물의 물은 있는 것이냐 없는 것이냐. "있는 것입니다." 그럼 저 흐르는 강물 위에 물은 영원한 것이냐. "흘러 지나갈 것입니다." 그럼 흘러가고 난 뒤에 강물은 있는 것이야 없는 것 이냐. "흘러 지나간 뒤에도 강물은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 모든 것은 유한하며 흘러지나 감에도 그 존재가 무의미하다는 건 아니다. 공허함에 빠져 지금 이 순간마저 실의에 빠지지 말고. 그저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사랑하고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그 마음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이 생각은 석가모니가 그 제자 수보리와 있을 때 논해졌다고 하는데 이야기의 각색등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수보리는 마음속 공허함을 치유한 뒤 유명한 불교 서적 금강경들을 집필하기도 하며 이후 후대의 사람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공유하는 스님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생각 못한 해방감이 있었다. 이루었던 것도 있고 한데 이루지 못한 것들에 집착하고 있다면 오히려 새로운 것들을 할 수도 없고. 공허함만 키울 뿐이기에. 한해 첫 달이 거의 다 지나갔지만. 올 한 해도 그저 있는 것에 감사하며 계획한 일을 파이팅 있게 해 나가길 바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에게 나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