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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와테현와규 Nov 26. 2023

굳이 굳이 낭만 찾기

LA의 대중교통 : 우버 또는 리프트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자 나를 실은 택시는 제한속도 50km/h의 거리에서 최대의 가속도를 내다 급정지를 반복했고 내 몸이 앞으로 쏠렸다 뒤로 밀려났다를 반복했다. 택시기사님이 나에게 불친절한 것은 아니었고 더욱이 새벽에 부산에 도착을 하여 피로가 상당히 쌓인 상태였어서 운전을 조심스레 해달라고 부탁할 힘도 없었다. 그렇다. 여긴 부산이고 이 분은 부산의 한 개인택시 기사님이다. 물론 이런 나의 편파적인 생각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나는 부산생활 30년이다. 언젠가는 뒷좌석에 앉아 택시기사님의 말에 집중을 안 하고 핸드폰만 만진다는 이유로 의도적인 급정지 및 출발을 반복하여 멀미가 유발된 적도 있으니 말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증거영상으로 제출하려고 영상도 찍었지만 다행히도 나는 무사히 집에 도착을 했다. 개인적으로 택시라는 교통수단에 마냥 긍정적인 입장은 아니다.


 "저는 돈이 좀 들더라도 여행자분들에게 꼭 Uber(우버)나 Lyft(리프트)를 이용하라고 말씀드려요. 여기는 우버나 리프트가 한국의 택시보다 훨씬 안전하고..."

 한인식당을 방문했을 때 그곳의 사장님께서 이야기해 주셨다. 사실 한국은 택시에 대한 인식이 마냥 좋지만은 않기 때문에 택시를 타기 전에 사진을 찍거나 또는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면 지인에게 그 정보를 보낸다. 하지만 유럽이나 미국은 우버나 리프트가 활성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편리하고 바가지요금으로부터도 안전하다. 또한 팁문화가 활성화되어 있는 외국이라 하더라도 우버 또는 리프트에 팁을 결제하는 것이 필수가 아니기 때문에 편하게 이용하면 된다. 그래서 차가 없으면 이동이 힘든 미국의 어두운 저녁거리는 이러한 교통수단을 추천한다고 하신다. 내가 지내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부터 주로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적잖이 놀라신 것 같았다. 심지어 여자 혼자 LA에서 대중교통이라니! 그런데 우버나 리프트가 무서운 걸 어떡해요.


 생각해 보니 나의 첫 리프트 탑승은 꽤 괜찮았다. 

 그리피스 천문대를 가기 위해 LA 다운타운의 한 어린이병원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미서부지역의 버스 및 지하철이 잘 되어있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배차간격이 정확히 지켜지는 것도 아니고 더욱이 그때는 최소 20분을 추운 밤공기를 쐬며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몇 시간 전에 다운로드하여 뒀던 리프트 어플에 결제수단을 등록해 뒀기에 '한 번 도전해 봐?' 하는 생각으로 리프트를 불렀다. 출발지점과 가려는 목적지를 등록하면 비용이 먼저 청구되고 몇 분 뒤에 해당 차가 도착을 한다. 나는 그 차 번호를 확인한 뒤 탑승하고 목적지로 향하면 된다. 너무나도 긴장이 된 상태로 탑승을 했는데 상상 이상으로 고요하게 운전을 하는 기사님과 어플이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알려줬기에 걱정을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을 했고 너무 고마워 소정의 팁을 주고 내렸고 너무 아름다운 야경을 섬세하게 바라보다 내려왔다. 첫 탑승이었고 편안하게 이용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가 없기에 지속적으로 편히 이용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찰나에 만난 재미교포인 식당 사장님의 설명에 좀 더 안심을 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2번가량 더 이용을 했는데 확실히 편했다. 

 100원을 더 청구하기 위해 미터기를 끄지 않거나 택시 문 닫기 전부터 미터기를 켜는 다소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미리 계산이 완료된 상태로 이용하는 리프트는 과속 또는 불필요한 급정거를 하지 않기에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나에게 필요 외의 말을 걸지 않는다. 출근길에 비가 많이 와서 집 앞으로 와달라는 부탁에 콜을 취소당하는 일도 없다. 그리고 불신하여 그들의 차량 정보를 촬영할 필요도 없다. 


 <빛을 두려워하는>이라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이 있다. LA지역에서 우버기사로 일하는 주인공의 고달픈 삶을 그린 이야기인데 다양한 손님들을 겪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리며 사람의 삶은 국적 불문 다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무튼 이 책에서도 우버기사의 친절함을 잘 그려냈었는데 그래도 나는 내가 겪은 것이 전부였다 보니 소설은 소설일 뿐, 외국인이라 항상 긴장하고 겁을 내야 한다는 생각에 불신이 가득했다. 

 외국여행이기에 항상 조심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의도한 바와 다르게 상대방이 나의 생각을 잘못 받아들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너무나도 다른 문화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다만, 정말 내가 직접 겪어본 것은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이번 LA여행을 통해 알게 된 이 곳의 장점이 우버 또는 리프트였다. 생각 이상으로 안전해서 편안한 여행에 잘만 활용한다면 좀 더 기억에 남고 즐거운 여행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피스 천문대의 야경의 황홀함은 사진으로 다 안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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