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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와테현와규 Jun 05. 2024

한 달간 직장 탈출하기

시드니 : 사람 생각하는 거 다 똑같다.

1.

"좋지 않아. 이상한 냄새가 나."

 같은 방을 사용하는 우루과이 친구인 페르난다가 격양되며 말했다. 과거에 혼성 도미토리를 이용했을 때의 싫었던 기분이 떠올랐나 보다. 노땡큐, 위어드 스멜을 반복했다.

 사실 의외였다. 현재 숙박하고 있는 곳에도 혼성 방이 있을 뿐만 아니라, 민박을 검색하면 거의 대부분이 혼성이다. 나의 경우는 평범한 한국인이기에 숙박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정신이 나가는 기분을 느꼈고 이곳 여행은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한인민박이 흔한 곳도 있지만 시드니의 경우 한인민박이 흔하지 않을뿐더러 1박에 10만 원이 넘어간다. 그래서 외국인이 운영하는 호스텔을 찾아야만 했고, 대부분이 남녀공용이라 어쩔 줄 몰라했었다. 다행히도 후기가 좋은 이곳이 있어 재빨리 예약을 했다. 난 외국인들에게 혼성 숙박시설은 익숙한 것인 줄 알았다.


2.

"이곳은 깨끗해서 좋아. 다른 여행자들도 다른 곳에 있다가 여기로 옮겼데."

 여행 전에 한국인들의 외국숙소 방문 후기를 보면 외국인들이 잘 안 씻어서 샤워시설이 붐비지 않는다는 글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이 또한 추측이겠지만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았다. 생각보다 열심히 씻었고 생각보다 청결에 신경을 많이 썼다. 물론 보이는 것에 신경을 쓴다는 것은 맞지만 그들이 깨끗하게 씻는지는 모른다. (공용주방에서 접시를 수세미로 문지르며 닦는 사람은 한국인밖에는 없었고 나머지는 흐르는 물로 대충 닦았다.) 아무튼 생각보다 깨끗함에 민감한 이들이 신기했다. 아, 그리고 실제로 외국인들은 공공화장실에서 양치하는 게 상당한 실례라고 한다.


 은근히 편견이 많은 나다. 이 편견 언제 다 깰 수 있을까?

 

베지마이트, 하도 맛있대서 긴장하고 먹었는데 한 번의 경험이면 충분한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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