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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와테현와규 Jun 04. 2024

한 달간 직장 탈출하기

생에 첫 인종차별

"이 의자 좀 써도 될까?"

"놉! 놉놉놉!"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같은 방을 사용하는 친구들과 숙소 그라운드층(호주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가장 아래층을 그라운드층이라 하고 그 위부터 1층이라 한다.)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많은 숙소 이용자들이 그곳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수다시간을 갖고 있었고 먼저 와서 야식을 먹고 있던 루비(미국에서 온 친구이고 UC 버클리 대학생이다.)와 합석하기 위해 쓰지 않는 의자를 찾고 있었다. 의자 하나가 부족해 주변을 둘러보니 쓰지 않는 것이 하나 있었고 조심스레 빈 의자 옆 금발의 여성분에게 물었다. 혹시 이 의자 써도 될까? 그 무리들은 내가 말을 걸려는 순간부터 미간을 찡그리더니 안된다고 연신 외쳤다. 이후로도 그 자리를 이용하는 사람은 없었다. 루비가 다른 곳에서 의자를 가져왔고 페르난다(이곳에서 직장을 구하고 있는 우루과이소녀)와 레이나(일본에서 온 초밥식당 직원)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야기했다. 사실 영어가 부족한 탓에 의자를 못쓰게 한 다른 여행객에 대한 불만을 할 수 없어 답답했다.

'너무나도 동양스러운 나의 외모 때문일까?'

 분명 호주는 다문화국가라 다름을 존중한댔는데 이 무슨 상황인 건가. 같은 여행자끼리 말이지.

 너무나도 다양한 문화의 집합체인 호주는 서로가 누가 먼 저랄 것 없이 유쾌하게 인사하며 어색함을 없앤다. 그 덕에 살기 좋은 나라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만 세상에 있는 것은 확실히 아니라는 것을 잠시 느낄 수 있었고, 그 덕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그래도 좋은 친구를 만나 시드니의 거리를 재밌게 걸을 수 있었다.
Forgotton song이라는 거리인데 유래는 영어가 부족하여 못알아들었다. 슬픈 이유가 있는 곳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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