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내지 못한 못난어른.
'안녕하세요. 앞에 계신 할머니께서 지팡이에 기대어 서계시는데, 혹시 자리를 양보해드리면 어떨까요?'
작성한 이 메시지를 신나게 휴대폰 게임에 빠져있는 친구들에게 보여줄까 말까 마음속 고민이 깊어졌다.
아무리 어린 친구들이어도 함부러 대해선 안되며, 또 무서운 세상이기 때문에.
사람 넘치는 그 지하철은 초등학생 남자친구 2명. 그들만의 세상이었다.
분명,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게임이 재밌었겠지. 세상과 그들은 간 곳없을 정도로 게임이 너무 재미있는걸.
세상이 무섭다는 이유로 해야 할 말도, 마땅히 가르쳐줘야 하는 것들도 입으로만 삼키게 되는 요즘이다.
그래도.
몰라서 그런거다. 알려주면 그들의 행동이 분명 바뀔 것이라 난 믿는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난 끝내 이 메시지를 가방에 넣었고, 집에 와 애먼 신랑에게나 보여주었다.
필요할 때 용기내는 멋진사람이 되지 못했다.
멋진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고,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내가 용기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다음 세대에게 좋은 것을 물려주고 싶은 어른으로써, 내가 행동해야 할 용기는 무엇들인지 생각해본다.
미안합니다. 어린이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