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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우연 입니다 Dec 13. 2022

올해가 가기전, 세개의 예술

내가 예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어디서부터일까. 

스물이 되기전에는 전시장에 가본적도 없고, 심지어 공연을 처음 본것도 스물한살이 되어서였는데. 


'부족함' 덕분이다. 

공부를 못해도 무진장 씩씩하게 학교생활을 했다.

그 씩씩함을 학교가 받아 주지 않을 때쯤, 공부 말고는 할말이 없을때쯤,

나는 내가 논리적으로 글쓰고 말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읽기 능력도 떨어져 초 집중하지 않으면 몇번을 같은 줄에서 머무르다 입으로 큰 소리를 내고 읽은 다음에야 이해했다.


그런 내가 처음으로 공연과 그림을 보고나서, 집에 들어와 무척이나 긴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그제서야 논리적이지 않은 내 말과 글자가 여기에서 만큼은 안전하다고 느꼈다.

세상을 느낌으로 해석해도 된다고 예술이 내게 말했다.

웅얼웅얼, 뭐라도 마음의 감정을 토해내고 싶을때, 

말도 안되는 세상의 불공평함을 치열하게 비판하고 싶을때,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것을 경험하고 싶을때, 

나는 극장과 전시장을 찾았다. 

긴 휴가가 생기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해남'이 떠오르듯 

오만감정에 휩싸일때면 예술이 '옛다 나 여깄다' 하며 비빌언덕이 되어 주었다.


올해가 가기전에 전시 하나, 퍼포먼스 하나, 콘서트 하나를 적극 추천한다.


첫번째 전시는, 내가 지금 한국에서 이사직으로 있는 글로벌평화예술문화재단(PACF Korea)에서 진행하는 '불소리에, 불타거나'다. 꼭 한번 찾아가서 보고 마음에 떠오르는 비 논리적인 감정들을 있어 보이게 나열하려 하지 말고 날것인채로 적어보기를 추천한다. 전시 장소는 한국의 영등포다. 

https://www.instagram.com/pacf_ko/


두번째는, 퍼포먼스 'Strange Beauty'다. 황혜란 배우(라고 적고 언니라고 부르자)가 극단 뛰다의 대표였을때 배요섭 연출님을 포함해 멋진 단원들을 만났다. 그게 벌써 19년전이다. 20년의 인연이 코 앞인 이달, 이 작품을 들고 그들이 벨기에에 온다. (본 공연은 벨기에 리에주극장과 공동제작 되었고, 초연은 한국에서 지난 9월 국립극장에서 올렸다.) 나는 막공(12월 17일)을 보러 간다. 공연장소는 벨기에, 리에주다. 함께 볼 수 있는 사람은 어서 비행기 티켓을 끊자. 함께 보고 '아름다움' 말 잔치를 벌여보자!

                                                                            copyrights.liege theatre

https://theatredeliege.be/evenement/strange-beauty/


마지막은, 엉망진창 합창단 'Propace' 크리스마스 콘서트다. 이 합창단은 내가 단원으로 있는 인터네셔널 합창단이다. 석달전 덴마크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이 커뮤니티에 가입했다. 처음 간날, 실력이 너무나 말도 안되게 형편(?)이 없어서 귀를 의심했다. 하하하하하. 괜찮아지겠지 한지가 벌써 석달, 여전히 우리 실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스러운채) '제로'다. 하하하하하하. 언어와 문화가 다른 친구들이 매주 월요일마다 모여 한 목소리로 노래를 한다. 음정 박자 삑싸리까지 국적만큼 그 다양성이 난리도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씩씩하다. 이 논리적이지 못한 목소리들이 여기에서 만큼은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크리스마스 콘서트는 티볼리 놀이동산에서 어제로 끝이 났다. 허나 연초에 곧 공연이 또 있을 예정이다. 장소는 덴마크, 오르후스다. 내가 출연할 예정이다. 세상 신비한 인터네셔널 콰이어의 공연이 보고 싶다면 어서 비행기 티켓을 끊자. 

#한국의영등포 #벨기에리에주 #덴마크오르후스까지 #예술과감정은물리적인거리를뛰어넘는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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